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슬기로운 ‘그린 스마트 스쿨’ 현장방문의 일환으로 서울 중구 창덕여자중학교를 방문, 그린 스마트 스쿨 추진 시도교육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최근 국정 지지도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슬기로운 ‘그린 스마트 스쿨’ 현장 방문의 일환으로 서울 중구 창덕여자중학교를 방문, 그린 스마트 스쿨 추진 시도교육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최근 국정 지지도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 내에서는 문 대통령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이 시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017년 5월 취임한 문 대통령의 임기는 3년 3개월을 지나 4년차에 접어들었다. 역대 정권은 3년차를 지나 4년차로 접어들면서 레임덕이 가속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집권 4년차 증후군’을 피해간 정권은 지금까지 없었다는 분석도 있다. 역대 정권들은 집권 4년차에 각종 권력 비리, 여당 내 대통령에 대한 반기, 정책 실패와 인사 실패 등으로 인한 지지율 하락 현상 등이 일어나면서 레임덕이 가속화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는 임기 4년이 돼 가던 시점에 국정 농단 사태가 터지면서 2016년 12월 국회에서 탄핵당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는 4년차부터 친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을 비롯한 측근 비리가 연이어 터지면서 힘을 잃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집권 4년차에 여당인 열린우리당과의 ‘당청 갈등’이 표출됐고 부동산 정책 실패 등 여파로 2006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힘을 잃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나타난 민심 이반 현상, 청와대 참모진 교체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 등이 레임덕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도의 경우 한국갤럽 기준으로 취임 3주년이 된 지난 5월 첫 주 조사에서 긍정평가가 71%에 달했다. 문 대통령은 비슷한 시기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해 월등히 앞선 국정 지지도를 보였으나 3개월 만에 32%포인트나 하락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진행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 문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39%로 전주보다 5%포인트 급락했다. 부정평가는 7%포인트 상승한 53%로 집계됐다.

한국갤럽은 긍정률은 취임 후 최저치, 부정률은 최고치로 모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즈음이던 지난해 10월 셋째 주와 동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국갤럽이 집권 3년 무렵인 2011년 2월과 2016년 2월에 조사했던 국정 지지도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긍정 43%, 부정 49%, 박근혜 전 대통령은 긍정 42%, 부정 45%의 평가를 받았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야당 “명백한 레임덕”

이 때문에 야당에서는 문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주장이 나온다. 특히 최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산하 수석비서관 5명 전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일을 계기로 야당은 '레임덕'이라는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다.

미래통합당 출신 권성동 무소속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노영민 실장 등의 사의 표명에 대해 “저는 레임덕, 명백한 레임덕의 조짐이라고 본다”고 강조했고, 통합당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난파선 탈출과 조기 레임덕의 느낌적 느낌”이라고 주장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서민들의) 가장 바라는 꿈이 내집 갖기와 내자식 잘되기에 집중된다. 그걸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사회는 불안해 지고 정권은 무너진다”며 “제가 부동산 문제를 시발로 9월부터 문재인 정권은 붕괴될 것이라고 예측한 것도 바로 그것 때문”이라면서 레임덕 시기를 9월로 예측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문 대통령의 8·15 기념사에 국정 운영 기조의 대전환과 인적 쇄신 약속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한 뒤 “레임덕이 문턱까지 와있는 대통령의 기념사치고는 너무나도 안이하고 평범한 내용이었다”며 “레임덕이 문턱을 넘느냐, 아니면 멀리 쫓아버릴 수 있느냐는 오로지 대통령 의지에 달려있는데 중요한 카드를 걷어차 버렸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슬기로운 ’그린 스마트 스쿨‘ 현장방문의 일환으로 서울 중구 창덕여자중학교를 방문하고 있다. 야당에서 최근 문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주장이 나오자 여당은 “보수세력의 기대”라며 적극 방어에 나섰다./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슬기로운 ’그린 스마트 스쿨‘ 현장 방문의 일환으로 서울 중구 창덕여자중학교를 방문하고 있다. 야당에서 최근 문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주장이 나오자 여당은 “보수세력의 기대”라며 적극 방어에 나섰다./뉴시스

◇ 여당 “레임덕은 보수의 기대”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레임덕은 없다”며 적극 방어에 나선 상황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19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야당의 레임덕 주장에 대해 “지금 통합당이 잘해서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는 형국이 아니다”며 “수해 문제까지 겹친 상황에서 국민이 우리에게 신뢰를 주겠나”라고 반박했다.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의 ‘친문’ 한병도 의원은 지난 16일 민주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호남권·충청권 온라인 합동연설회에서 “코로나19를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극복한 대통령에게 레임덕이 있으면 레임덕 없는 대통령이 어디 있겠나”라며 “대통령에게 더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레임덕은 보수세력의 기대일 뿐”이라며 “부동산 시장의 불안으로 하락했던 국정 지지율을 기저 요인으로 깔고 ‘레임덕’을 거론하고 있지만 몇 달 사이에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지지율 추이를 근거로 레임덕을 주장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 전문가 그룹 “레임덕 경고등 켜져”

전문가 그룹에서는 민주당의 압도적 원내 의석 확보,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현상 지속 여부 불투명, 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 부재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레임덕으로 규정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39% 정도로 떨어진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서너달 정도는 지속돼야 레임덕이 시작됐다고 얘기할 수 있다”며 “지금은 레임덕이 시작됐다기보다는 레임덕의 위험 신호, 경고등이 켜졌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전 정부가 탄핵되고 들어선 정부이기 때문에 저항 세력이 더 크다”며 “그래서 다른 정부보다 10%포인트 정도 지지율이 더 높아야 안정적 지지율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초빙교수는 “아직은 레임덕으로 보기는 힘들다”며 “민주당이 안정적 의석을 갖고 있고, 또 과거 이 정도 시점이면 야권에 강력한 차기 대선 주자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