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고리로 미래통합당에 대한 연이은 공세를 퍼붓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한 광화문 집회를 고리로 미래통합당을 향한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최근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 등 악재 속에서 이번을 계기로 국면 전환에 나서겠다는 심산이다.

20일 민주당은 ′통합당 책임론′으로 맹공을 이어갔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보수단체의 광화문 집회가 전국적 감염 확산의 뇌관이 됐다”며 “5일이나 지났는데 통합당은 집회에 참가한 소속 정치인과 당원들에 대해 아무런 조치 없이 관계없다는 식으로 강 건너 불구경식으로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 이후 통합당을 향해 계속 날을 세우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통합당은 8‧15 집회를 사실상 방조한 것에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전날(19일) “통합당 소속 전‧현직 의원과 지역위원장들, 당원들이 전 목사 등이 개최한 8‧15 광화문집회에 참여한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며 “통합당 지도부는 이런 상황을 방조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간 ‘반(反) 문재인’ 선봉에 섰던 전 목사와 통합당이 접점을 가졌던 전력도 거론했다. 앞서 민주당은 “통합당과 전 목사가 함께했던 집회가 기사로 확인된 것만 무려 11차례나 된다”라며 연결고리 찾기에 주력했다. 실제로 이번 집회에는 통합당 차명진 전 의원, 김진태 전 의원, 민경욱 인천 연수구을 당협위원장 등 보수 인사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통합당의 조직적 개입이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중앙 차원은 아닐지 몰라도 지역위원회나 지역별로 당원들을 동원했을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김부겸 전 민주당 의원 또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배후에는 보수 야당인 통합당이 있는 듯하다”며 힘을 실었다.

더불어민주당은 광화문 집회가 지지율 변화에 유효타가 되면서 전방위적 공세에 나서는 모양새다. /뉴시스

◇ 지지율 역전에 전방위적 공세

민주당이 거침없이 공세에 나서는 데는 이번 기회로 당 위기 국면을 전환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TBS 의뢰로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38.9%)이 통합당(37.1%)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그간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그려왔던 것과는 달리 전주 대비 4.1%p 상승했다. 조사기간이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였던 것을 고려했을 때 광화문 집회가 유효타가 됐다는 분석이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통합당이 당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도 이같은 역풍을 우려한 것이란 지적이다. 우상호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태극기 집회를 통해 문 대통령을 공격하려다 코로나19 확산 역풍을 맞으니 화급하게 꼬리를 자르려는 행위”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미 전방위적 공세를 퍼부으며 굳히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민주당은 전날(19일) 김대지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전광훈 목사 세금 탈루 혐의 세무조사’ 운을 띄웠다. 

당 소속 의원들은 소위 ′전광훈 방지법′에 앞다퉈 나섰다. 김성주 민주당 의원은 이날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제3자가 고의 및 중대 과실로 감염병 예방 및 관리 비용이 지출된 경우 정부나 지자체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같은당 이원욱 의원도 감염병 환자가 치료를 거부하는 등 다수에게 전염시킬 수 있는 행위를 할 경우 3년 이상의 징역과 긴급체포 등을 가능케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이수진 의원도 관련 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재난 위험이 있는 지역과 시설 사용 금지 명령을 어길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처하게 하는 ‘재난안전관리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여권이 연일 맹공을 퍼붓는 상황에서 통합당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통합당은 정부 책임론을 강조하며 반박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정치권 ‘네 탓’만 한다는 지적도 나오면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