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노조가 민주노총 가입을 추진하고 나섰다. /뉴시스
르노삼성 노조가 민주노총 가입을 추진하고 나섰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실적 회복을 위해 분주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에 또 다시 서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최근 수년간 사측과 대립을 이어오고 있는 노조가 민주노총 가입을 재차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갈 길 바쁜 와중에 노사관계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르노삼성 노조는 민주노총 가입을 재차 추진 중이다. 지난 24일 임시총대의원대회를 통해 관련 안건을 통과시켰고, 다음달 9~10일 조합원 총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르노삼성 노조는 앞선 지난 3월에도 민주노총 가입을 추진했다가 보류한 바 있다. 이후 5개월여 만에 다시 민주노총을 노크하는 모습이다.

르노삼성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사측의 교섭태도는 말장난과 아무 검토 없이 시간끌기로 다음 집행부로 넘기려는 의도가 있다”면서 “기업별노조의 한계를 실감하며 민주노총 산별노조 가입을 추진하기 위해 체제전환 총회를 조합원에게 물을 것”이라고 민주노총 가입 추진 배경을 밝혔다.

르노삼성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에 성공하는 등 한때 노사화합의 모범생으로 꼽혔지만, 최근엔 그렇지 않다. 2018년 임단협은 극심한 갈등과 진통을 겪은 끝에 해를 넘긴 2019년 6월에야 매듭지었다. 당시 르노삼성 노사는 화합을 다짐하며 ‘노사 상생 공동선언문’까지 발표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갈등이 재점화됐다. 지난해 임단협 역시 올해 4월에야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민주노총 가입 추진은 2018년 12월 출범한 현 집행부의 성격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박종규 노조위원장은 2011년 기존 노조와는 별도로 민주노총 산하 르노삼성 지회를 설립한 바 있는 인물이다. 노조위원장 선거 때에도 민주노총 가입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임기 만료가 성큼 다가온 가운데,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은 모습이다.

이로써 최근 XM3를 성공적으로 출시하며 실적 회복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던 르노삼성은 또 다시 뒤숭숭한 분위기에 놓이게 됐다. 만약 민주노총 가입이 현실로 이어진다면, 향후 더욱 극심한 노사갈등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민주노총 가입이 무산될 경우에도 노조 내 혼란은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당장 2020년 임단협은 안갯속에 놓이게 됐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2020년 임단협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3년 연속 해를 넘기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