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26일 기업공개(IPO)를 위한 온라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참석한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직접 카카오게임즈의 핵심역량과 비전, 목표 등을 언급하고 있다. /온라인 간담회 캡처
카카오게임즈가 26일 기업공개(IPO)를 위한 온라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참석한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직접 카카오게임즈의 핵심역량과 비전, 목표 등을 언급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온라인 간담회 캡처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올해 하반기 상장 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해 기업공개(IPO)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018년 상장 무산 이후 기업 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해왔던 카카오게임즈가 올해 안정적으로 상장을 마무리하고 글로벌 게임사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퍼블리싱‧개발력 강화… 중장기 성장동력은 ‘신사업’

카카오게임즈는 26일 온라인을 통해 IPO를 위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그동안의 성과와 사업 계획, 목표 등을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최고경영자(CEO)는 △플랫폼 경쟁력 △퍼블리싱 △개발 등 3가지의 핵심 역량을 언급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의 메신저앱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플러스친구로 가입된 약 1,300만명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광고 제휴 사업 모델을 통해 모든 게임사들이 사전 예약, 이모티콘 프로모션 등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시장 주요 지역인 △북미 △유럽 △일본 △동남아 등 현지에서 자회사를 직접 운영하며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퍼블리셔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글로벌 히트작 1인칭 슈팅(FPS)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서비스하며 PC방 점유율 1위를 기록한 바 있고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의 북미‧유럽 시장 진출을 도와 현지에서 성공한 최초의 한국 게임이라는 선례를 남겼다. 

이에 업계로부터 ‘인기가 많은 해외 게임을 국내에 소개하고 원작을 살리는 한편 현지화하는데 최적화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향후 퍼블리셔로서의 역량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전도유망한 개발사에 과감하게 투자를 진행하고 전략적으로 파트너십을 구축해 라인업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바람의나라, 리니지 등을 개발한 엑스엘게임즈를 인수하는 등 개발 역량 강화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등 대작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게임사와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마케팅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 적극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하반기부터 10여종의 모바일, PC온라인 신작으로 국내외 게임 시장 공략에 나선다. 현재까지 공개된 게임은 PC온라인 대작 ‘엘리온’과 모바일 MMORPG ‘오딘’이다. 

엘리온은 배틀그라운드를 서비스하며 인연을 맺어온 크래프톤과 개발 중인 신작이다. 카카오게임즈는 크래프톤과의 이번 협업을 통해 파트너십을 보다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오딘은 오는 2021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MMORPG로, 모바일‧PC 동시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로 콘솔에서 사용되는 3D스캔, 모션캡처 등의 기술이 반영된 것이 특징이다. 엘리온과 오딘은 사전테스트를 통해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만큼 흥행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 외에도 오는 2021년 해외 타이틀 2개, 나인아크의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소울 아티팩트(가칭)’의 퍼블리싱을 진행하고 엑스엘게임즈 신작 ‘아키에이지2’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신사업’을 중장기적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신사업을 전개하는 자회사는 △카카오VX △라이프MMO △애드페이지 등이다. 특히 라이프MMO는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아키에이지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위치기반 증강현실 게임 ‘아키에이지 워크’를 개발 중이다.

남궁 대표는 “그동안 달려온 길을 돌아보고 나아갈 길을 보니 문득 새삼스럽다”며 “여러 관점에서 회사를 바라보는 이야기를 들으니 감사함에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다. 이번 상장을 통해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위상을 제고하고 한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 견조한 성장 예상… “구체적 사업 전략 빠져 아쉬워”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하반기 오랫동안 준비해온 신작 '엘리온'을 출시하고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달빛조각사'를 대만에 출시한다. 오는 2021년 상반기에는 모바일 대작 '오딘'을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 IPO 간담회 캡처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하반기 오랫동안 준비해온 신작 '엘리온'을 출시하고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달빛조각사'를 대만에 출시한다. 오는 2021년 상반기에는 모바일 대작 '오딘'을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 온라인 간담회 캡처

카카오게임즈의 상장 도전은 지난 2018년 이후 2년 만이다. 남궁 대표는 “국내에서는 게임 개발 등이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불행한 일이 있지만 게임사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경쟁 환경 속에서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하고 자금 확보를 위해 IPO를 진행하게 됐다”며 “상장을 하고 자금이 어느정도 확보되면 추가적인 M&A를 진행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날부터 시작하는 수요예측의 기대치 및 공모가에 대해 김기홍 최고재무관리자(CFO)는 “기대치에 비해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만 탄탄한 펀더멘탈과 신작 라인업이 있고 최선을 다해 기업설명회를 진행했으니 조심스럽지만 기대감을 갖고 시장의 판단을 겸손히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스톡옵션, 우리사주를 보유한 임직원들의 퇴직 러시 이슈에 대해서는 “우리사주와 스톡옵션은 임직원이 주주로서 주인의식을 갖고 장기적으로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장기근속을 이끌어내기 위한 제도”라며 “그렇다고 우려하는 퇴사 등의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올해 하반기 실적 가이던스에 대해 김 CFO는 “올해 하반기 및 연간 실적은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지만 상반기 라이브게임만으로 견조한 매출과 영업이익의 성장을 이뤘다”며 “가디언 테일즈가 국내 및 해외에서 높은 성과를 기록 중이며 4분기 달빛조각사의 대만 출시, 엘리온의 국내 출시가 예정돼 있는 만큼 상반기대비 높은 성과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IP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은 밝히지 않았다. 남궁 대표는 IP 사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독자적인 사업 확장이 아닌 카카오페이지와의 협업을 통한 스토리 게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카카오게임즈가 상장을 앞두고도 IP 사업 확장 계획을 포함하지 않았다는 데 아쉽다는 반응이다.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크래프톤도 자사의 IP를 활용한 드라마 제작에 착수하는 등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하반기 출시한 모바일 RPG ‘가디언 테일즈’에서 발생한 젠더 이슈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며 많은 비판을 샀음에도 별다른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지 않은 점, 엘리온과 오딘을 제외한 신작 라인업이 탄탄하지 않은 점 등 아쉬운 점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의 경우 언제든 개발 및 출시 상황이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발 빠르게 트렌드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아쉽다”며 “2년간 기업 가치를 올려놓는데 주력했다면 상장 이후에는 구체적인 사업 전략을 구상해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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