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는 코로나19 재확산 사태에도 불구하고 29일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는 코로나19 재확산 사태에도 불구하고 29일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흥행 참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던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28일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한 민주당 전대는 초반부터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 이라는 말이 돌면서 긴장감이 떨어졌다. 거기다 기록적인 폭우로 전국적으로 수해 지역이 속출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사태까지 터지면서 선거운동은 거의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코로나19 확진자와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당권주자인 이낙연 의원은 자가격리에 들어간 상태다.

이 때문에 당 내 일부 주자로부터 전대 연기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 전대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민주당은 29일 열리는 전대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시행에 준해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전대 당일 여의도 당사 2층에 스튜디오 무대를 설치하고, 필수인원만 현장에 상주시킬 방침이다. 현장 취재 인원도 최소화하고 전대가 끝날 때까지 행사 현장의 총 집합 인원을 10명 내외로 유지할 계획이다.

새로운 당 대표는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를 합산해 선출하게 된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이낙연 의원이 다른 후보들을 여유있게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실시한 당 대표 지지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민주당 전대에서 누가 당 대표가 되는 것이 좋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이낙연 의원이 48%, 김부겸 전 의원 15%, 박주민 의원 8%로 집계됐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이 의원이 71%로 압도적 지지를 받았고 뒤이어 박주민 의원이 11%를 기록하며 2위로 올라섰다. 반면 김 전 의원은 9%에 그쳐 3위로 내려앉았다. 진보층에서도 이낙연 57%, 박주민 16%, 김부겸 13% 순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전대는 큰 이변 없이 예상대로 이낙연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된 상황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28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당심은 이낙연 의원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선주자에게 한번 기회를 줘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 내부적으로 이번 전대에 큰 이변을 예상하지는 않는 분위기이지만 전대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민주당 안팎에서는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각 당권주자들의 득표율을 놓고 다양한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전대는 ‘누가 당대표가 되느냐’보다 각 주자들이 어느 정도의 ‘득표율’을 얻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이낙연, 득표율 60% 가능할까

득표율에 따라 당권주자들의 향후 정치적 행보가 갈리기 때문이다. 이낙연 의원의 경우는 대선주자 경쟁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추월까지 허용하면서 대세론에 힘이 빠진 상황이다. 이 의원이 위기를 극복하고 대선주자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 대표에 당선되는 위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 의원이 만약 득표율 50%도 넘지 못한다면 대세론은 더욱 흔들릴 수 있다.

과거 추미애 전 대표는 2016년 전대에서 득표율 54.03%를 기록했고, 이해찬 대표는 2018년 전대에서 42.88%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 의원 측은 내심 60%이상의 득표율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내에서도 이 의원이 60%대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한 의원은 “당의 전체적 분위기를 보면 이낙연 의원이 60% 정도 받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27일 K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해야 할 일을 제때제때 성과를 내면서 하는 유능함이 필요하고 국민들의 문제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문제에 대해서 책임 있고 당당하게 임하되 국민 앞에 설 때는 항상 겸손해야 된다, 이런 세 가지를 저는 우리 동지들하고 함께 지키고 싶다”면서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부겸, 박주민, 이낙연 후보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CBS사옥에서 진행된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에 출연, 방송토론회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번 전대에서 각 당권주자들이 어떤 성적표를 낼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부겸, 박주민, 이낙연 후보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CBS사옥에서 진행된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에 출연, 방송토론회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번 전대에서 각 당권주자들이 어떤 성적표를 낼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뉴시스

◇ 김부겸, '대선 불출마’ 승부수 통할까

김부겸 전 의원의 경우는 박주민 의원이 막판 당권 레이스에 뛰어들면서 2위를 위협 받고 있는 상황이다.

김 전 의원은 전대에 출마하며 ‘대권·당권 분리 규정’에 따라 이낙연 의원이 대권 도전을 위해서는 대선 1년 전에 대표직에서 중도 사퇴해야 한다는 점을 겨냥해 대선 불출마와 당 대표 임기 2년 완수라는 승부수까지 띄운 상황이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이 이낙연 의원에게 뒤지고 2위 자리까지 박주민 의원에게 내줄 경우 정치적 위상에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7일 YTN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선에 나갈 후보들은 내년 3월까지 사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책임지고 2년 임기를 완수하면서 당의 대선 승리까지 이뤄낼 수 있는 그런 대표가 필요하다. 저, 김부겸이 낫다”며 “우리 당의 취약지구인 영남 등을 비롯한 동부벨트와 우리 당에 비판적 시각을 가진 분들을 설득하고, 호소하는 데는 제가 장점이 있다”고 호소했다.

김 전 의원이 지금까지 민주당의 불모지인 ‘대구·경북’에서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노력을 해왔다는 점에서 당원들로부터 막판 동점 심리가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당원들 사이에서 영남의 상징적 주자로 김부겸 전 의원을 계속 유지시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김 전 의원이 2위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 박주민, 2위 차지할까

박주민 의원의 경우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층과 진보층에서 김부겸 전 의원보다 우위에 서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박 의원이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처럼 실제 돌풍을 일으켜 2위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의원이 2위를 기록할 경우 민주당의 차세대 리더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주민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 수해, 태풍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선거였지만 정말 열심히 했다”며 “늦은 출발이었음에도 다른 후보들만큼 뛸 수 있게 만들어 주신 것은 여러분의 뜨거운 응원 덕분이었다. 마지막까지,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 한 의원은 박 의원의 2위 가능성에 대해 “전체적인 국민 여론에서는 김부겸 전 의원이 앞서지만 친문쪽에서 박주민 의원을 지지하는 흐름이 있다”며 “이러다 박주민 의원이 김부겸 전 의원을 꺾고 2위를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는 관측들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박 의원이 전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세대교체’라는 화두를 충족시켜주기에는 미흡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2위를 기록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배종호 세한대 교수는 본지 통화에서 “민주당이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면서 혁신적인 리더, 젊은 기수가 호응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전대 기간 동안 박주민 의원의 차별화된 메시지가 거의 잘 부각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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