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문재인 정부를 향해 “공정사회의 적인가”라고 비꼬았다. 공공의대 졸업 시 공공의료기관 우선 채용이 가능하다는 법안 내용을 지적한 것이다. 의료계 집단 휴진에 대해서도 정부의 행동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연일 이어가며 의사 출신 정치인으로서 존재감을 부각하는 모양새다.
안 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정권 사람들의 자녀와 친인척, 이 정권의 진영에 끈 닿은 사람들끼리만 천년 만년 잘살아 보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 대표는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에 담긴 내용을 겨냥했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 제29조 2항에는 ‘의무복무기간이 종료된 의사를 보건복지부 또는 공공보건 의료기관에 우선 채용할 수 있으며, 국제기구 파견 등에 우선 선발 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이에 대해 온라인상에서 ‘공공의대 졸업하면 서울대병원에 우선 채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비판의 대상이 됐다.
안 대표는 “불공정과 반칙의 문제를 넘어, 의료에 대한 이 정권 사람들의 무지와 무식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의료인이 되기 위해서는 소양과 능력을 철저하게 검증받아야 한다. 엉터리 가짜 증명서, 추천서로 의대에 입학시킨다면, 우리나라 병원과 의료계는 돌팔이 천지가 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정권 잡는 동안 자신들은 용으로 승천하고 국민은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라는 뜻 아니겠나”라며 “차라리 대놓고 공정과의 전쟁을 선포하라”고 비판했다.
연일 목소리를 높인 의료계 집단 휴진과 관련해서 안 대표는 ‘지휘관의 능력이 문제’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안 대표는 “지휘관이 아무 잘못도 없는데 지금까지 멀쩡히 잘 싸우던 장수들이 왜 종군을 거부하겠나”라며 “지휘관이 장수들 뒤에서 짱돌을 던지니까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엊그저께 촛불정신을 거론하셨는데, 이러라고 수백만 국민이 촛불을 들고 176석 거대 여당을 만들어 준 줄 아냐”라며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취임사가 단 1%라도 진실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가운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 대표에 대한 기대감도 보였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받은 합리적인 인사라고 평가하며 그동안 여권과는 다른 모습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거란 시선을 내비쳤다.
안 대표는 “이 대표의 당선을 계기로 늦었지만, 정파가 아닌 대한민국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지지자만이 아닌 모든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집권 여당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베 신조 총리 사임을 다룬 한 기사 내용을 인용해 “아베 정권 내내 총리관저는 인사권을 틀어쥐고 관료들에 대한 압도적인 장악력을 발휘했다. 여론이 반대했던 정책도 의석수 우위를 앞세워 밀어붙였다. 7년 8개월의 무소불위 정권을 내놓는 마지막 순간에 받았던 질문들을 더 빨리, 더 자주 경청했다면 지금 퇴장이 조금은 덜 초라했을지 모르겠다”라며 “정부 여당의 성찰과 변화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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