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미 제이에스티나 대표가 취임 첫해부터 난관을 마주하고 있다.
김유미 제이에스티나 대표가 취임 첫해부터 난관을 마주하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중소기업중앙회 수장이 된 아버지와 구속 신세가 된 작은아버지의 빈자리를 메우며 2세 경영을 열어젖혔던 김유미 제이에스티나 대표가 첫해부터 시련을 마주하고 있다. 실적 개선이 시급한 시점에, 오히려 코로나19로 사태가 더 악화되는 모양새다.

◇ 경영공백 메우며 2세 경영 본격화

앞서 제이에스티나는 지난해 2월 당선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 회장과 그의 동생인 김기석 전 대표가 각자대표체제로 회사를 이끌어왔다. 

하지만 김기석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전격 구속됐다. 지난해 2월 실시한 제이에스티나 지분 처분이 불공정주식거래 혐의에 휩싸인 것이다. 당시 김기석 전 대표는 지분 2.1%(34만6,653주)를 장내매도 및 시간외매매로 처분했는데, 그 직후 제이에스티나는 연간 실적 적자를 공시했고 주가가 급락했다. 

이에 김기석 전 대표 측은 “양도세 및 상속세 납부 재원 마련을 위한 것이었다”고 항변하며 재판에서 법리적으로 다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는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을 받고 있다.

이처럼 가뜩이나 김기문 회장이 중기중앙회 회장으로 당선돼 경영에 전념하기 어려운 상황에 김기석 전 대표까지 불미스러운 일로 자리를 비우게 되면서 제이에스티나는 위기를 맞게 됐다. 

바로 이때, 김유미 대표가 구원투수 역할을 할 새로운 수장으로 등장하며 2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김기문 회장의 장녀인 김유미 대표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장호선 대표와 함께 신규 선임되며 새로운 2인 각자대표 체제를 형성했다. 

1980년생인 김유미 대표는 2013년 제이에스티나에 입사했고, 5년여 만인 2018년 4월 비등기임원에 등극한 바 있다. 입사 7년 만에 수장자리에 오르게 된 셈이었다.

◇ 코로나19에 더욱 고꾸라진 실적

상황이 상황인 만큼, 김유미 대표의 어깨는 무거웠다. 혼란을 수습하는 것뿐만 아니라, 거듭된 실적 부진도 개선해야 했다. 

제이에스티나는 2016년 연결기준 매출액 1,702억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뒤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매출액은 2017년 1,399억원, 2018년 1,273억원, 2019년 961억원으로 감소했고, 2017년 4,800만원으로 시작된 영업손실은 2018년 8억5,600만원, 2019년 285억3,900만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문제는 김유미 대표 취임 이후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제이에스티나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이 300억원에 그쳤다. 연간 매출액이 1,000억원 아래로 떨어졌던 지난해 상반기보다 222억원, 42.6% 감소한 수치다. 여기에 63억원의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65억원)와 비슷한 수준의 적자 규모다. 매출액이 크게 감소한 상황을 감안하면, 이 같은 적자는 더욱 뼈아프다.

제이에스티나의 실적 악화 요인으로는 역시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먼저 꼽힌다. 일부 명품브랜드를 제외한 패션업계가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제이에스티나도 그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더욱이 제이에스티나는 이미 지난 3년간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었던 데다, 전 대표의 구속 등의 악재로 급작스럽게 최고 경영진이 교체된 상황이었다. 사상 초유의 위기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만한 여력이 충분치 않을 수밖에 없었다.

3분기 실적 또한 기대보단 우려가 크다. 8월 들어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됐기 때문이다. 갈 길 바쁜 김유미 대표 입장에선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게 됐다.

이처럼 첫해부터 난관을 마주하고 있는 김유미 대표의 고민은 실적 악화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기석 전 대표의 재판 결과에도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유미 대표와 동생 김선미 이사는 불공정주식거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기석 전 대표가 지분을 처분한 시점과 같은 시기에 제이에스티나 지분을 처분한 바 있다. 김유미 대표가 총 6만2,000주(5억6,000만원 상당), 김선미 이사가 총 8만5,000주(7억7,000만원 상당)를 장내매도 했다. 아울러 제이에스티나도 자사주 80만주(70억원 상당)를 같은 시기에 처분했다.

만약 김기석 전 대표의 불공정주식거래 혐의가 법원에서 인정될 경우, 제이에스티나는 물론 김유미 대표 역시 후폭풍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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