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뒤를 이을 차기 당 대표 경쟁이 본격화 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포스트 심상정′은 누가 될까. 최근 정의당은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돼 온 인물들이 연이어 출사표를 던지며 당 대표 경선 대진표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총선 이후 당 안팎에서 변화의 필요성이 거론돼 온 만큼,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1일 의원총회 서면 발언을 통해 당 대표 출마를 위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했다. 배 원내대표는 “창당 8년을 맞은 당의 위기가 여느 때보다 더 힘겹게 다가옴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며 “더 담대한 변화를 만들기 위해 당 대표에 출마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난 달 31일에는 박창진 정의당 갑질근절특별위원장이 출마 소식을 알렸다. 박 위원장은 지난 2014년 객실사무장으로 근무하던 대한항공의 ‘땅콩회항’을 폭로한 인물이다. 2017년 정의당에 입당해 특별위원장직을 맡고, 지난 4‧15 총선에서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기도 했다.

김종민 부대표와 김종철 선임대변인도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이들은 당내에서 주요 역할을 해왔다. 김 부대표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당을 위해서 출마하는 것을 고심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 선임대변인 역시 통화에서 “출마를 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고, 주변 사람들과 의논 중”이라며 “이번 주 후반이나 주말쯤에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의당 당 대표 경선은 4파전으로 압축될 전망이다. 당초 지난 당직 선거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결선 투표를 치렀던 양경규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의 출마도 점쳐졌지만, 이번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것이 당내 인사들의 설명이다.

차기 당 대표 앞에는 정체성 혼란 해결에서부터 당내 위기 극복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뉴시스

◇ 차기 당 대표 앞에 놓인 과제

당 안팎에서 이번 당직 선거가 남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의당은 지난 해 조국 사태부터 정체성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이번 경선이 ‘쇄신’에 방점을 찍고 임기를 단축한 현 지도부의 결정이었다는 점도 그 중요성을 보여준다. 정의당 혁신위원회가 공을 넘긴 당헌‧당규 개정 역시 차기 지도부의 몫이다. 

무엇보다 당내 위기 극복이 관건이다. 정의당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조문 거부 사태로 당원들의 탈당이 이어졌다. 당의 재정도 문제다. 정의당은 지난 총선 이후 부채가 4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정의당 내에서 끊임없이 불거져 나온 ‘계파 갈등’이 이번 선거에서 수면위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총선 비례대표 경선 과정에서는 물론 이번 혁신위 구성을 두고도 당내 ‘계파 갈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번에 나선 후보들 역시 당내 오래 된 정파인 NL(민족해방)과 PD(민중민주)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는 깊어지는 모양새다. 

박창진 정의당 갑질근절특별위원장은 출마 선언문을 통해 “총선에서 당이 커지길 기대했으나 요동치는 선거판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혁신위가 구성됐으나 정확한 혁신 목표를 설정하지 못하고 최종안은 너무 많은 부족함을 드러냈다. 수천 명의 탈당 사태의 원인도, 떨어지는 국민의 지지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도 명쾌하게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의당을 오래 이끌어온 기존 정파 구도에서 벗어나 생각이 같은 이들을 만나고자 한다”며 이같은 문제점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당 내에서도 이같은 목소리가 나온다. 정의당 한 관계자는 “당원 분들은 당원의 의사가 반영되지 못한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고, 당원 다수를 대변하는 지도부가 들어와야 한다는 마음이 간절하다”며 “당이 침체기에 있는 상황이고, 탈당자가 많은 문제의식을 담아 당을 일으켜 세울 후보들의 경쟁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정의당의 조기 당직선거는 오는 9일부터 10일까지 양일간 후보 등록이 시작된다. 이어 23일부터 27일까지 당 대표를 비롯해 부대표, 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장 등 선출 투표를 진행한다. 이 결과를 두고 10월 5일부터 9일까지 결선 투표를 거쳐 최종 당 대표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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