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추가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를 놓고 또다시 충돌했다.
이 지사는 2차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 여력을 강조한 자신의 언론 인터뷰에 대해 홍 부총리가 미래통합당의 주장에 동조하며 비판하자 “당황스럽다”고 불쾌감을 나타낸 바 있다.
홍 부총리는 이에 한발 물러선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이 지사가 전국민에게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을 가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통합당 임이자 의원이 이 지사의 발언에 대해 “아주 철없는 얘기죠”라고 비판을 가한 것에 대해 자신이 동조한 것과 관련 “제가 어떻게 도지사에 대해 ‘철이 있다, 없다’고 하겠나”라고 한발 물러섰다.
홍 부총리는 그러면서도 “1차처럼 나눠드리는 형태보다는 정말 어려움을 겪는 계층을 선별해서 드리는 쪽에 방점을 갖고 있다”고 이 지사의 주장을 다시 한번 반박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홍남기 부총리께 드리는 5가지 질문’이라는 글을 올려 2차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에 대한 정당성을 설파했다.
이 지사는 홍 부총리에게 “현재 정부지출은 수요와 공급 측면 중 어떤 쪽에 집중해야 하는가. 서구선진국들이 국가부채를 늘리며 전국민 소비 지원에 나선 것은 오류인가”라며 “현재의 재정 지출은 복지정책인가 경제정책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총액이 같다면 선별 보편은 재정건정성과 무관하지 않나”라며 “경제활성화에는 현금지급보다 매출지원이 낫지 않나”라고 물었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 “학교급식과 아동수당, 기초연금에서 선별지급을 주장하는 보수야당과 싸우며 민주당이 쟁취해 온 보편복지와 공평의 가치에서 이번에는 왜 벗어나려는 것인가”라며 “혹 통합당 모 의원 말씀처럼 코로나 때문에 소비할 기회가 없어 경제효과가 별로 없을까 우려되나”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모든 것을 안다는 전문가의 오만이나 내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권위의식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국민의 뜻이라면 따르는 것이 민주공화국 대리인의 의무라고 믿는다”고 쏘아붙였다.
앞서 이재명 지사는 지난달 28일 M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추가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와 관련 “30만원은 50∼100번 지급해도 선진국 평균 국가부채 비율인 110%에 도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달 31일 국회 예산결산특위에서 통합당 임이자 의원이 “이 지사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저도 신문 보도상으로 들었는데, 그건 책임 없는 발언”이라고 비판을 가했다.
홍 부총리는 임 의원이 다시 “아주 철없는 얘기죠”라고 묻자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며 “자칫 잘못하면 국민들에게 오해의 소지를 줄 수 있는 발언”이라고 동조했다.
이에 이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통합당이야 그렇다쳐도 정부 책임자인 홍남기 부총리께서 국정 동반자인 경기도지사의 언론 인터뷰를 확인도 안한 채 ‘철이 없다’는 통합당 주장에 동조하며 책임 없는 발언이라 비난하신 건 당황스럽다”며 “홍남기 부총리께서 ‘철없는 얘기’라 꾸짖으시니 철이 들도록 노력하겠다”고 응수했다.
홍 부총리의 이 지사에 대한 공개 비판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이상민, 진성준, 김원이 의원 등이 “무책임하다”, “경솔하다”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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