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자동차업계의 전기차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는 배터리가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차량 하부에 넓게 위치해 있어 주행 중 충격이나 하부 손상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저공해 친환경’이 화두로 대두되면서 전 세계 자동차 업계도 전기자동차·수소자동차 등 저공해차량 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국내에서는 저공해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해 차량 실 구매가격을 낮춰 전기차나 수소차 진입을 한층 수월하게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저공해차 중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가 하부에 위치해 주행 중 손상을 입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수리비 폭탄을 맞을 수 있어 구매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 국내 과속방지턱 너무 높아… 전기차, 하부 배터리 커버 손상 가능성 농후

전 세계 자동차기업은 최근 전기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입자동차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전기차를 출시한 이후 △닛산 △쉐보레 △재규어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포르쉐 △푸조 △르노 등이 차례로 전기차를 선보였다. 이 외에도 미국 캐딜락이나 포드, 프랑스 PSA그룹(푸조·시트로엥·DS) 등의 해외 자동차 제조사도 전기차를 개발 중이다.

물론 국산 자동차 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도 전기차 개발에 여념이 없다.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들은 제각기 전기차를 개발하면서 디자인이나 성능 등 많은 부분에 대해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다만 배터리를 차량 하부에 위치하도록 설계하는 점은 동일하게 나타난다.

배터리를 차량 하부에 설치하는 이유는 무게 중심을 최대한 아래쪽으로 낮게 설계해 차량의 안정성을 높이고 실내공간을 넓게 확보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배터리를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하부 덮개나 하부 전방 가드 등을 함께 설치한다.

/ 박병일 명장본색 유튜브 채널 갈무리
국산 자동차 제조사 현대자동차의 코나는 하부가 알루미늄으로 덮여 있으며, 그 외 타 제조사 전기차 하부 커버를 서로 다른 재질을 사용한다. 현재 생산되는 전기차들은 차체 하부를 모두 한 겹으로만 보호를 해뒀다. / 박병일 명장본색 유튜브 채널 갈무리

그러나 배터리 보호 커버의 재질이 차량 제조자마다 천차만별이며, 추가적으로 2중 보호를 하지 않아 충격에 의해 손상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이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노면부터 차량 하부(배터리 덮개)까지 높이가 그리 높지 않아 과속방지턱을 넘어갈 때, 또는 노면에 떨어진 단단한 이물질 등으로 인해 하체에 데미지(손상)가 가해질 수도 있다.

국내에 시판 중인 한 전기차의 경우 노면에서부터 차량 하부까지 높이가 약 17cm다. 국내 과속방지턱의 형상 및 제원은 도로 종단방향으로 △폭 3.6m △높이 10cm다. 그러나 국내에 설치된 과속 방지턱 중 일부는 이보다 상당히 높게 설계돼 있는 것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전기차 주행 중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차량 하부 배터리 커버가 과속방지턱에 닿아 스크래치 또는 크랙(금)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일부 운전자는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한쪽 바퀴를 과속방지턱 바깥쪽으로 빼면서 주행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주행 습관은 차량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

또한 전기차 차체 하부 높이가 낮아 비포장도로를 주행할 때 돌부리 등으로 인해 배터리 커버에 손상을 야기할 수 있다.

이렇게 전기차 배터리 커버에 강한 충격이 가해지거나, 금이 발생하는 등 손상이 발생한 후 틈새로 수분이 유입될 경우 배터리 이상으로 차량 주행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전기차에서는 배터리가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차량 가격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이 배터리가 소비자 과실로 인해 고장이 날 경우에는 보증기간 또는 주행거리에 상관없이 유상수리를 진행해야 하는데, 상상 이상의 수리비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국산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공임비를 포함해 2,000만원 이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수입 전기차의 경우에는 그 이상의 수리비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박병일 카123텍 대표는 “현재 출시되는 전기차들은 대부분 노면에서 차체 하부까지 높이가 낮은 편인데, 도로 과속방지턱이 높은 곳이나 경사도가 심한 지하주차장을 오르내릴 때 하부에 손상이 가해질 수 있다”며 “또 우리나라는 4계절이 있고 여름철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지는데, 일부 지역의 경우 배수가 잘 안 되는 곳도 있어 전기차는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전기차는 배터리 하부 커버와 차체가 맞닿는 부위를 고무패킹으로 마감처리를 했는데 이는 여름과 겨울철 온도변화에 따라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면서 틈이 생길 수 있다. 이 사이로 수분이 유입돼 배터리 고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제조사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사전에 고지를 해야 하지만 대부분 알려주지 않아 소비자가 모든 문제를 뒤집어 쓸 수도 있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고 지적했다.

반면 업계 측에서는 현재 제조 방식에 대해 문제는 없으나 향후 보완해 나갈 부분으로 보인다고 입장을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를 제작할 때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해 최대한의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까지 감안을 해 보호장비를 덧대거나 하기는 힘들다”며 “현재 생산되는 전기차 하부에 강성이 더 높은 철판을 보강해 덧댈 경우에는 먼저 차량의 제작 공정이 한 차례 더 늘어나 단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고, 차량 전체의 밸런스를 재조정해야 하는 문제도 발생해 힘든 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들도 조금 더 유의해 앞으로 차량을 개발할 때 참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운전자들도 전기차의 배터리가 차량 하부에 위치해 있는 점을 조금은 유의해 일반적인 내연기관 차량을 주행하는 것보다는 조심스럽게 운행할 필요도 있지 않을까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배터리 자체 문제로 인한 결함이 발생될 경우에는 △현대자동차 10년·20만km 또는 차종에 따라 평생보증 △메르세데스-벤츠 EQC, 아우디 e트론, 재규어 I-페이스 등 배터리 8년·16만km 등 기준에 따라 무상으로 보증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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