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둘러싸고 정치권이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순교′까지 거론하며 엄포를 놓은 상황에서, 정치권 안팎의 비판이 거세다. 여권은 맹폭을 이어갔고, 야권에서도 선을 긋는 모습이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나와 “전 목사 때문에 ‘순교’라는 말도 오염되는 것 아닌가 매우 불쾌하다”며 “지금까지 성실하게 우리 사회에 헌신해왔던 기독교에 대한 굉장히 모욕적이고 부적절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전 목사는 지난 2일 퇴원 직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우한 바이러스(코로나19) 사건을 우리에게 뒤집어씌어 사기극을 펼치려 했으나, 국민 여러분이 현명한 판단으로 실패했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을 속이는 행위를 계속한다면 한 달간 지켜보다가 그 후 목숨을 던지겠다”고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민주당에서는 전 목사의 발언에 대한 맹공이 이어졌다. 전 목사에게 법적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을 내고 “일말의 반성도 없이 오히려 ‘정부가 교회를 제거하려 한다’며 궤변과 피해자 코스프레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고 있으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라며 “비이성적이며 몰상식적인 행동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 목사는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지금 당장 대한민국 국민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며 “수많은 국민에게 공포와 두려움을 준 것도 모자라 음모론을 퍼뜨리며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방역과 사법 정의 차원에서 전광훈 목사에 대해 ‘교도소 격리’ 조치를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또한 논평을 통해 전 목사의 태도를 비판했다.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기자회견 중 내뱉은 말 한마디 한마디가 모조리 주옥같아 차마 평할 수조차 없다”라며 “적어도 인간이라면 코로나19의 급격한 재확산에 대해 책임을 느끼거나 사죄하는 모습 정도는 보여야 마땅하지 않나”라고 쏘아붙였다.

청와대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청와대는 “최소한 미안한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 게 도리”라고 강조했다. 

야권에서는 전 목사와 선을 그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 겸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전 목사의 발언은) 피해망상의 음모론일 뿐”이라며 “야당은 이제 공개적으로 전 목사, 극단적 주장과는 선을 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 목사의 주장은 무시가 답”이라고 말했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도 3일 홍 의원과 함께 출연한 라디오에서 “정부의 정책 실패를 특정 집단에 증가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라면서도 “다만 이제 그런 불만과 비판에도 합리적인 논리가 있어야 하는데, 바이러스를 의도적으로 뒤집어씌웠다는 것은 국민적인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교계에서도 전 목사를 향한 쓴소리가 나왔다. 이런 전 목사의 발언이 ′초조함′에서 나온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방인성 교회개혁실천연대 고문 목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종교인이라면 사과를 먼저 했어야 한다”라며 “어제 기자회견 내용을 볼 때 음모론, 가짜뉴스라고 했다. 감히 종교인으로서, 목사로서 할 수 없는 발언들”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그는 ‘정치권도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지지했던 보수교회도 거리를 두고 이단 판명 이런 움직임이 나오니까 외톨이가 된 기분을 느끼는 것 같다“라며 ”막말을 하면서 거룩한 용어까지 쓰는데 국민, 교인들을 선동하지 말고 자중해 주기를 바라고 건강 지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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