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전날(2일) 페이스북에 올린 ′간호사 격려′ 메시지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편 가르기′ 논란이 거세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간호사 격려′ 페이스북 메시지를 두고 야권을 중심으로 ‘편 가르기’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집권 기간 내내 이러한 논란이 계속된 만큼 이번에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3일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의 페이스북 메시지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야권에서는 일제히 ‘갈라치기’, ‘편 가르기’ 등의 비판을 쏟아낸 반면, 여권에서는 의도가 없다는 취지로 맞받아쳤다.

정치권에서 이같은 논쟁이 벌어진 것이 이번만이 아니다. 그간 정부와 여당이 던지는 메시지에 대해 야권이 반발하는 모습은 수없이 빚어졌다.

가장 대표적으로 지적되는 것이 ‘친일’ 논란이다. 최근 김원웅 광복회장의 기념사 논쟁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김 회장은 지난 달 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이승만은 반민특위를 해체하고 친일파와 결탁했다” 등의 발언을 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로 인해 친일파 파묘, 애국가 논쟁 등이 뒤따랐다. 이에 야권은 ‘친일 팔이’라며 비판했고, 여권은 ‘과민 반응’이라며 반박했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나왔다. 정부와 여당은 부동산 투기 세력을 잡겠다며 고강도 정책을 강조했고, 단독으로 임대차 3법을 추진하자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은 전‧월세 가격 폭등을 주장하며 국민 분열론을 꺼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당시 논평에서 ”정부‧여당은 그동안 유주택자와 무주택자를 편 가르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갈라치며, 집 가진 사람, 임대인, 정규직을 악으로 규정하며 몰아갔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모습이 가장 극명히 드러났던 사례는 ‘조국 사태’다.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의혹을 두고 정국은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대비되며 이념 갈등이 터져 나왔다.

이와 관련해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금의 기세라면 선생님과 학생, 부모와 자식, 남편과 아내까지 우리 사회를 나노 단위까지 쪼개어 내는 나노 정권이 될 듯하다”며 “조국을 통해 광장을 갈라치기 하고, 추미애를 통해 검찰을 갈라치기하고, 김원웅을 통해 역사를 갈라치기 했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편 가르기′ 정치는 지지증 결집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뉴시스

◇ ‘권력 창출’ 위해 지지층 결집

현 정권 동안 이같은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치권에서는 강력한 메시지를 통해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으로 이념 갈등이 수면위로 올라오면서 각 진영에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갈라치기 성향이 강하다고 했을 때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뭔가를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추론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 또한 “문재인 정부의 임기 말인데다 1년 반 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일종의 전쟁상태”라며 “전쟁터에서는 적과 동지밖에 없다. 본질적으로 갈등 구조와 진영 대결이 여야 모두에게 유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해 이같은 정치 행위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신 교수는 “그게 뜻대로 작용하지 않았던 것이 이번 사태와 부동산 문제”라며 “(특히) 부동산 문제의 경우 어려운 일을 했음에도 모든 사람이 불만을 가졌다. 갈라치기 정치의 한계를 보이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이런 행태를 끝내기 위해서는 권력 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진영 대결이 궁극적으로 ‘권력 창출’이라는 목표를 향하는 만큼, 대통령 권력을 분산시키는 것이 근본적 해결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박 평론가는 “박근혜 정권이 몰락하면서 보수가 분열되자 친박이 극단적으로 이념 대결에 나서고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이에 동조하면서 진영 대결이 심화됐다”며 “협치는 정치적인 수사일 뿐이고, 결국은 대통령 권력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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