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존재감을 드러내며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 이유진 / 블러썸엔터테인먼트
최근 존재감을 드러내며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 이유진 / 블러썸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우연하게 다가온 기회로 진가를 드러내더니, 이젠 어엿한 ‘신스틸러’로 자신의 주가를 높인다. ‘데뷔 7년차’ 배우 이유진의 이야기다.

예상치 않게 다가온 기회는 때론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곤 한다. 이유진은 2013년 MBC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로 데뷔 이후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작품 활동을 보였지만 이렇다할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런 그에게 JTBC ‘청춘시대2’는 2017년 예기치 않게 다가온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

‘청춘시대2’(연출 이태곤·김상호, 극본 박연선)는 5명의 매력적인 청춘들이 셰어하우스에 모여 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청춘들의 현실적인 모습들을 유쾌하게 담아내며 많은 이들로부터 ‘인생 드라마’ 평가를 얻어냈다.

그중에서도 이유진의 활약은 방송 전부터 큰 이목을 끌었다. 당초 권호창 역에는 그룹 샤이니 멤버 온유가 내정돼 있었다. 하지만 온유가 성추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면서 최종 하차하게 됐고, 그 자리를 이유진이 채우게 된 것. ‘청춘시대2’에 캐스팅되기 직전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던 만큼 이유진의 ‘청춘시대2’ 행보는 시청자들의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자폐 증상을 지닌 권호창 역을 섬세하게 그려내 호응을 얻은 이유진 / JTBC '청춘시대2' 방송화면
자폐 증상을 지닌 권호창 역을 섬세하게 그려내 호응을 얻은 이유진 / JTBC '청춘시대2' 방송화면

첫 방송을 얼마 앞두지 않고 캐스팅을 확정지은 만큼 캐릭터에 몰입하기가 쉽지 만은 않았을 터. 하지만 이유진은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지만 자폐 증상을 갖고 있는 캐릭터의 특성을 ‘노력’과 ‘열정’으로 채워 고스란히 작품에 담아냈다. 특히나 과거 트라우마로 이상행동을 하는 장면에서 귀를 만지거나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등의 섬세한 표현력을 보이며 캐릭터의 입체성을 더했다. 이에 당시 ‘청춘시대2’ 제작진은 “굉장히 열정 넘치는 신인이라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고 전하기도.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터닝포인트’로 재탄생시킨 이유진이다.

이를 시작으로 이유진은 인기작들에 줄줄이 출연하며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tvN ‘아는 와이프’(2018)에서 연하남 정현수로 분해 혜원(강한나 분)뿐 아니라 수많은 여성시청자들의 마음까지 훔치는가 하면, JTBC ‘멜로가 체질’(2019)에선 진주(천우희 분)의 전남자친구이자 조감독 김환동 역으로 능글맞은 코믹 연기까지 섭렵하며 이목을 사로잡았다. 

진주(천우희 분)의 전남자친구로 능글맞은 연기력을 선보인 이유진 / JTBC '멜로가 체질' 방송화면
진주(천우희 분)의 전남자친구로 능글맞은 연기력을 선보인 이유진 / JTBC '멜로가 체질' 방송화면

세 작품은 이유진의 ‘믿고 보는 배우’로의 성장가능성을 입증해내기 충분했다. 그의 성장 가능성을 알아본 소속사 블러썸 엔터테인먼트는 올해 4월 그를 새로운 식구로 영입했다. 블러썸 엔터테인먼트에는 박보검, 송종호, 차태현, 정소민 등 실력파 배우들이 다수 소속돼 있다.

이유진은 SBS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로 작품 행보를 이어간다. 지난 8월 31일 첫 방송되는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스물아홉 경계에 선 클래식 음악 학도들의 아슬아슬 흔들리는 꿈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중 이유진은 송아(박은빈 분)의 친구이자 바이올린 선생님 윤동윤 역을 맡아 또 한 번 여심 저격에 나선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통해 여심저격에 나선 이유진 /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방송화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통해 여심저격에 나선 이유진 /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방송화면

최근 방송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이유진은 뜬금없이 박은빈이 바이올린을 전공한다 했을 때 “난 무조건 네 편”이라며 유일한 아군이 되어주는 것은 물론, 자신이 직접 바이올린 선생님이 되어주겠다고 선뜻 나서며 시청자들의 설렘 세포를 깨웠다. 이유진을 오래 짝사랑한 박은빈과 그런 박은빈의 마음을 흔드는 멘트들을 툭툭 던지는 이유진.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증이 모아진다.

사실 지금보다 빨리 그의 이름이 알려질 수도 있었다. 중견배우 ‘이효정의 아들’이라는 후광의 힘을 빌려 데뷔한 지 얼마 안 돼 주연 배우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었을 테다. 하지만 그는 누군가의 아들이 아닌 오로지 ‘배우 이유진’으로 남고자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 캐릭터의 분량을 가리지 않고 실력을 쌓아나갔고, 그렇게 천운처럼 ‘청춘시대2’를 만나 지금의 자리까지 이른 이유진. ‘이유진의 3년’이 더욱 빛나는 배경이자, 그의 앞날이 기대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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