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 또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 또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세아베스틸이 또 다시 발생한 사망사고로 뒤숭숭한 분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에도 두 차례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 관련 논란이 좀처럼 끊이지 않는 세아베스틸이다. 3세 사촌경영에 박차를 가하며 위기 극복 및 미래성장동력 확보라는 중책을 짊어진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가 안전강화라는 또 다른 과제까지 마주하고 있는 모습이다.

◇ 지난해 이어 또 사망사고

안타까운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 5일 오후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다. 세아베스틸 소속인 40대 근로자가 떨어진 구조물에 맞아 머리를 크게 다쳤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세아베스틸 측은 “회사 전체가 슬픔을 통감하고 있다”며 “고인 및 유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애도와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이며,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해당 공정은 신속한 사고 조사를 위해 가동이 중지된 상태다. 당국에 적극 협조해 사고 수습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 같은 사망사고 및 안전 관련 논란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세아베스틸은 지난해에도 4월과 6월에 연이어 사망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두 사고 모두 산업현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추락 사고였다. 이에 당시 노동·시민사회계에서는 철저한 조사 및 재발방지대책마련, 그리고 원청 처벌을 촉구하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2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실태를 공개했는데, 세아베스틸은 3년 연속 위반 명단에 오른 500인 이상 사업장 2곳 중 하나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3년간 2번 이상 산재 발생 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사업장 73곳에도 이름을 올리는 등 불명예를 썼다.

이에 앞서도 세아베스틸은 잊을 만하면 사망사고 소식을 전하며 안전불감증을 이어왔다. 2015년에는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고용노동부의 관련 공표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 ‘착한 3세 승계’ 주인공, 안전은 풀어야할 숙제

세아베스틸의 이 같은 모습은 가뜩이나 갈 길 바쁜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에게 또 하나의 무거운 과제를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이태성 대표는 최근 동갑내기 사촌지간인 이주성 세아제강 부사장과 함께 3세 사촌경영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태성 대표는 세아홀딩스를 정점으로 세아베스틸 등 특수강사업을 담당하고, 이주성 부사장은 세아제강지주를 정점으로 강관사업을 담당하는 구도다. 

세아그룹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재계에 거듭 나타나고 있는 형제간 경영권 분쟁과 비교되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태성 대표의 부친인 고(故) 이운형 회장이 2013년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음에도 어떠한 갈등이나 혼란 없이 3세 경영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태성 대표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및 코로나19 사태의 위기를 넘어 미래성장동력을 찾아나가야 하는 중책을 안고 있다. 하지만 또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강화라는 해묵은 과제 또한 마주하게 됐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산업현장의 안전 강화와 그에 대한 기업의 책임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이태성 대표는 젊은 리더로서 근본적인 개선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제아무리 뛰어난 경영능력을 보여준다 해도 그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인명사고는 잘잘못을 떠나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사안”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교육 및 캠페인에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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