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일부 보수단체들이 계획 중인 개천절(10월 3일) 대규모 반(反)정부 집회에 대해 “부디 집회를 미루고 이웃 국민과 함께 해주길 두 손 모아 부탁한다”며 자제를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지금은 국민이 일치단결해 코로나19를 극복하느냐, 아니면 무너져내리고 마느냐를 가늠하는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시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온국민의 뇌리에 너무나 깊숙이 각인된 문재인 정권의 반칙과 국정 파탄의 기억은 지워도 지워도 지워질 리 없다”며 “저는 여러분의 절제 있는 분노가 오히려 더 많은 호응과 지지를 받아 국민 속에서 이륙할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달(8월) 15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등 강성 보수세력이 주도했던 광복절 거리 집회 때 국민의힘이 보였던 자세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광복절 집회는 코로나19 재확산에 영향을 끼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집회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했고, 이는 결국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광복절 집회에 대해 “우리 당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소속 인사들이 집회에 참석해 정부여당은 “사실상 방조한 것 아니냐”며 공세를 퍼부었다.

따라서 이날 김 위원장 발언은 해당 보수단체들이 개천절 집회를 강행할 경우 방조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또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2022년 대선 등 굵직한 선거가 줄줄이 예정돼 있는 만큼, 보수야권 단일후보에 한 표를 던져줄 핵심 지지세력을 달래기 위한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정권의 과오는 그리 쉽게 도망칠 수 있는 것 아니다”라며 “추석 연휴와 개천절에는 꼭 정부의 방역준칙을 준수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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