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득점왕 등극이 유력한 울산의 주니오. /울산현대
올 시즌 득점왕 등극이 유력한 울산의 주니오. /울산현대

시사위크=이수민 기자  축구의 꽃은 역시 골이다. 당연하게도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한 ‘득점왕’은 리그 최고의 스타가 된다. 그 어떤 개인 타이틀보다 많은 관심이 집중된다.

올해도 K리그1 득점왕은 외국인용병 차지가 되고 있다. ‘토종 득점왕’을 향한 갈증이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19라운드를 마친 현재 K리그1 득점왕은 울산현대의 주니오다. 19경기에 모두 출전해 무려 22골을 기록 중이다. 경기당 1골이 넘는다. 2위는 12골의 세징야(대구FC), 일류첸코(포항스틸러스)이며, 지난 시즌 K리그2 득점왕 펠리페(광주FC)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익숙한 한국 이름이 등장하는 건 그 다음이다. 전북현대의 한교원이 인천유나이티드 무고사와 나란히 8골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주니오와의 격차가 14골에 달해 올해도 ‘토종 득점왕’ 배출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최근 K리그1 득점왕 경쟁은 외국인용병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지난 시즌엔 타가트(당시 수원삼성)와 주니오가 치열한 경쟁을 펼쳤고, 20골의 타가트가 19골의 주니오를 제쳤다. 이어 세징야와 완델손(당시 포항)이 15골, 무고사가 14골로 TOP5를 형성했다. 한국 선수 중에선 김보경(당시 울산)이 13골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으나 득점왕 경쟁과는 거리가 있었다.

2018년 역시 마찬가지. 말컹(당시 경남FC)이 26골로 득점왕을 차지했고, 제리치(당시 강원FC)가 24골, 주니오가 22골, 무고사가 19골을 기록했다. 한국 선수로는 문선민이 14골을 기록하며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 이전엔 상황이 달랐다. 2017년에도 조나탄(당시 수원)이 22골로 득점왕을 차지했으나, 양동현(당시 포항)이 데얀(당시 서울FC)과 함께 19골을 기록하며 득점왕 경쟁구도를 했다. 또한 주민규(당시 상주상무)도 17골로 그 뒤를 이었다. 2016년엔 정조국(당시 광주)이 20골로 득점왕에 올랐고, 2015년엔 김신욱(당시 울산)이 득점왕의 주인공이었다. 

2014년엔 산토스(당시 수원)이 14골로 득점왕을 차지했지만, 이동국(전북)이 13골로 바짝 뒤쫓았다. 2013년엔 아예 데얀(당시 서울)과 김신욱(당시 울산)이 나란히 19골로 공동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렇듯 K리그1 득점왕이 외국인용병의 전유물이 된 것은 최근 3년 사이의 일이다. 뛰어난 한국인 공격수들이 해외에 진출하면서 리그에서는 걸출한 토종 공격수가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외국인용병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K리그1에서 득점왕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낸 뒤 많은 돈을 받고 중국 등으로 이적하는 사례가 이어진 영향도 적지 않아 보인다.

물론 외국인용병 공격수들의 맹활약도 반갑고 즐거운 일이다. 다만, 한국 축구의 발전과 리그의 재미를 더하는 측면에서는 아쉬움도 남는다. K리그의 자존심을 되살릴 토종 공격수의 등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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