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판 제조회사인 심텍이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반도체 기판 제조회사인 심텍이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치솟은 부채율을 낮추기 위해 올해만 벌써 두 번째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들었다. 증권가에선 심텍이 향후 메이저(주요) 고객사와의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한 포석으로 발 빠르게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 올 들어 두번째 유상증자… 부채율 200% 미만으로 낮아지나  

심텍은 오는 16일 대주주인 심텍홀딩스를 대상으로 약 71만주의 상환우선주를 발행한다고 8일 공시했다. 이 같은 유상증자를 통해 심텍은 14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조달된 자금은 채무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심텍은 인쇄회로기판 제조사업부문을 영위하는 곳이다. 2015년 심텍홀딩스(옛 심텍)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인적 분리돼 신설 사업 회사로 설립된 곳이다. 

심텍의 유상증자 추진은 올해만 두 번째다. 심텍은 지난 2월에도 9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당시 심텍은 “시설자금 251억원, 채무상환자금 673억원을 각각 조달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다만 유상증자 발표 이후에 주가가 떨어지면서 기준가가 조정되며 공모자금은 당초 계획보다 적은 619억원으로 마감됐다. 회사는 차입금 상환에 468억원, MSAP 공정에 151억원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이번에 추가 유상증자를 실시해 차입금 상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심텍이 차입금 상환에 적극적인 이유는 부채율이 크게 치솟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심텍의 부채율은 420%에 달할 정도로 심각했다.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면서 차입금이 늘어났다. 

하지만 올 상반기 유상증자로 부채율은 200% 중반 수준까지 낮아진 것으로 집계된다. 이번에 추가 유상증자로 부채비율은 200%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9일 보고서를 통해 “(이번 유상증자로) 심텍의 부채비율은 상반기 말 기준 240% 이상에서 3분기 말 기준 190% 미만으로 개선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 상반기 흑자전환으로 수익성 개선에도 속도  

김 연구원은 부채비율 개선으로 향후 고객사와의 파트너십도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심텍은 패키지기판 호황에 따른 실적 개선을 통해 연말 기준 부채비율 200% 미만 도달 추정된다”면서 “한걸음 빠른 재무건전성 확보는 향후 메이저 고객사와의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심텍은 올해 들어 재무구조와 함께 실적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심텍의 올 상반기 매출은 6,120억원으로 전년 동기(4,388억원) 대비 39.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44억원을 거둬 전년동기(-285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순이익은 318억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전년 동기(-342억원)보다는 흑자로 돌아선 실적이다. 

이에 따라 주가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심텍은 전 거래일 대비 3.1% 오른 21,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 2일 종가(1만1,226원)와 비교하면 92.4% 오른 수준이다. 

한편 대주주인 심텍홀딩스는 8일 자회사 심텍의 주식 200만주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주식 매각 후 심텍홀딩스의 지분율은 41.68에서 35.40%로 낮아졌다. 셈텍홀딩스는 주식 처분 배경에 대해 “재무구조 개선 목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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