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4·15총선 이후 ‘여당발’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계속 불거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4·15총선 이후 ‘여당발’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계속 불거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15총선 압승으로 ‘176석’을 차지한 거대 여당이 됐지만 ‘여당발(發)’ 악재가 계속해서 터지면서 혼돈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총선이 끝나자마자 윤미향 의원 사태부터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문 사건, 부동산 정책 후폭풍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관련 의혹, 윤영찬 의원의 ‘포털 압박’ 논란 등이 계속해서 불거졌다.

총선 참패로 생존 위기에 몰린 야당은 민주당을 향한 총공세를 쏟아부었고 민심도 요동쳤다. 민주당은 이 과정에서 취약한 위기 대응 능력을 여실히 드러냈다. 여러 논란과 의혹에 대한 진위 여부와 별개로 여당은 부적절한 대응으로 스스로 자책골을 만들어내며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는 행태를 보였다.

현재 여야가 첨예하게 맞붙고 있는 추 장관 아들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민주당 의원들은 억지 논리를 동원해 두둔에 나서면서 비판을 자초했다.

우상호 의원은 최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추 장관 아들 서 씨가 복무했던 카투사(KATUSA·미군에 배속된 한국군)에 대해 “카투사 자체가 편한 군대라 논란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발언했다가 비판이 일자 사과했다.

정청래 의원은 최근 추 장관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이 서 씨의 휴가 문의 전화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우리가 식당 가서 김치찌개 시킨 것 빨리 좀 주세요, 그럼 이게 청탁이냐, 민원이냐 알아볼 수 있는 것”이라고 추 장관 두둔에 나섰다가 “민주당 사람들은 평소에 식당에서 김치찌개 시켜먹듯 청탁을 하나 보다”(진중권)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어야만 했다.

황희 의원은 지난 12일 추 장관 아들의 군 복무 시절 특혜 의혹을 처음 제기한 당직 사병의 실명을 공개하면서 ‘단독범’ 운운해 국민의힘이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히는 등 역풍을 맞았다.

◇ “견제 세력 부재, 공감 능력 상실”

‘포털 압박’ 논란을 일으킨 윤영찬 의원의 경우는 지난 8일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에서 야당의 비판이 쏟아지자 “제가 느끼는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제 의견을 전달할 자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자신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이 같은 행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우상호 의원은 지난 5월 ‘윤미향 사태’와 관련, 윤미향 의원이 8년 전인 2012년 제19대 총선 출마를 선언한 이용수 할머니를 강하게 만류한 사실이 알려지자 기자들과 만나 “할머니의 분노는 ‘내가 정치를 하고 싶었는데 나를 못 하게 하고 네가 하느냐, 이 배신자야’로 요약할 수 있다”며 “(윤 의원이) 할머니의 분노를 유발한 것이 동기”라고 주장했다가 이 할머니 뜻을 폄훼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윤준병 의원은 부동산 정책 후폭풍으로 정국이 들썩이던 지난 8월 “전세가 월세로 전환하는 것은 나쁜 현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가 민주당 내에서까지 “신중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6월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정규직 전환 논란이 불거졌을 때 김두관 의원이 “조금 더 배우고 필기시험 합격해서 정규직이 됐다고 비정규직 보다 2배가량 임금을 더 받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민주당 내에서 역풍을 불러오는 자책골이 끊이지 않는 것은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지지율이 예상보다 폭락하지 않고 국민의힘이 지지율 반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은 14일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확확 떨어지면 민주당이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일 수 있겠나”라며 “그렇지 않기 때문에 오만하고 교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야당이 제대로 국민에게 인정 받고 지지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편만 챙기고 우리 진영만 잘 지키면 다음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로 본다”며 “견제 세력이 사라진 정치권의 단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민주당의 최근 행태는 민주당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정치권 전체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며 정치권의 ‘공감 능력 상실’과 ‘진영 논리’에 의한 대응이 그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이는 여야 모두, 정치인 전체에서 공감 능력이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며 “공감 능력 결여와 함께 이념과 진영 논리로 상대를 공격하려고 하면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총선 전에는 야당에서 국민 공감을 훼손하는 막말에 가까운 발언들이 많이 터져나왔는데 총선이 끝나고는 여당이 176석을 차지하고 안이해질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되면서 부적절한 발언이 계속 불거지고 있다”며 “대중들의 감성, 공감에 기반해서 발언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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