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대한항공·서울시, ‘조정’ 통해 해결… 양측 입장 수용 후 내린 결정”

대한항공은 현재 보유중인 유휴자산 송현동 부지를 매각해 코로나19 사태에 자금을 마련하려 노력하고 있으나 서울시의 말 한마디에 예비입찰자가 단 1곳도 나오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다. 사진은 대한항공이 소유하고 있는 서울시 종로구 송현동 부지 일대./ 서울시청
대한항공은 보유중인 유휴자산 송현동 부지를 매각해 코로나19 사태에 자금을 마련하려 했으나 서울시의 말 한마디에 예비입찰자가 단 1곳도 나오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대한항공은 권익위에 SOS를 요청했으며, 최근 ‘조정’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사진은 대한항공이 소유하고 있는 서울시 종로구 송현동 부지 일대. / 서울시청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대한항공과 서울시의 송현동 부지를 둘러싼 논쟁과 관련해 국민권익위원회 중재안이 발표됐다. 권익위는 지난 21일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매각과 관련한 고충민원을 ‘조정’ 방식으로 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내용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이 결국 송현동 부지를 서울시에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한항공 측은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입장을 밝혀 양측의 줄다리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 측은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여객 수가 급감하면서 경영난을 겪게 되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2,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지원 받았다. 채권단 측은 자금 지원과 함께 자구책을 요구했는데,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 매각 등을 통한 자본 확충도 자구책 중 하나였다. 

대한항공은 자구책의 일환으로 송현동 부지 매각 절차를 진행했지만 서울시의 공원화 계획 추진으로 매각이 쉽지 않았다. 송현동 부지의 시장 가격은 약 5,000억~6,000억원 정도로 추산됐다. 송현동 부지에 대해 관심을 보이던 업체도 존재했다. 5~6개 업체가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인수 유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송현동 부지 공원화 추진으로 인해 송현동 부지에 관심을 보이던 기업 및 단체는 지난 6월 10일 예비입찰에서 모두 손을 뗐다. 부지 매각이 사실상 무산된 대한항공은 서울시의 일방적인 행정절차에 대한 부당함을 알리고 시정 권고를 구하고자 권익위에 고충민원 신청서를 제출했고, 최근 ‘조정’을 통해 해결하는 것으로 답변을 받았다.

권익위는 접수된 고충 민원과 관련해 행정기관의 처분 등이 위법하거나 부당한 경우 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관계기관에 ‘시정 권고’ 혹은 ‘의견 표명’ 조치를 하거나 이해당사자 간 이견을 조율해 ‘조정’ 또는 ‘합의’로 해결하고 있다.

권익위 측 관계자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대한항공과 서울시 관계자 간의 만남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와 함께 실무자회의를 통해 입장차를 확인하고 협의의 기본 원칙과 방향을 설정하는 등 상당 부분 이견을 좁혀왔다”며 “이번 ‘조정’ 결정은 양측의 입장을 모두 수용해 내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송현동 부지에 대한 대한항공과 서울시의 갈등을 조정으로 해결하는 쪽으로 결론이 난 것은 대한항공도 부지 매각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앞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5월 서울시의 송현동 공원화 계획과 관련해 “(제값을 받지 못하면) 그냥 가지고 있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즉, 대한항공 측은 송현동 부지에 대해 제 값을 받길 원하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최종 매각 금액 합의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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