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의 상용화가 시작된지 1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러다. 전문가들은 5G의 미래 발전 방향이 곧 미래 IT 산업의 방향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IT분야 산·학·연 전문가들은 23일 우리나라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이 개최한 ‘5G 기술 세미나’에 모여 현재 기술 현황 및 비전을 공유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5세대 이동통신 ‘5G’가 지난해 4월 첫 상용화를 시작한지 1년 반의 시간이 흘렀다. 일반인들에게 5G통신은 기존 LTE(4G)에 비해 더 빠른 속도를 가진 통신망 정도로 체감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5G의 미래 발전 방향이 곧 ‘미래 IT 산업’의 방향이라 보고 있다.

그런데 IT업계에서는 왜 5G를 주목하고 있을까. 또한 5G는 향후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을까. 해당 의문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IT분야 산·학·연 전문가들은 23일 우리나라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이 개최한 ‘5G 기술 세미나’에 모여 현재 기술 현황 및 비전을 공유했다.

◇ 5G, LTE보다 훨씬 빠른 성장세… “신성장매출 연간 11% 증가 예상”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IT분야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으로 5G와 관련된 IT산업 시장이 크게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LTE(4G) 대비 20배 이상 빠른 ‘초고속’과 끊김없는 ‘초지연’, 인터넷과 사물 간 경계를 허물고 모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초연결’은 기존 통신으로 불가능했던 산업과 서비스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5G통신 시장은 우리 예상보다 훨씬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추세다. 특히 5G가입자 수 증가는 4G에 비해 훨씬 더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에릭슨 모빌리티 리포트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오는 2025년 기준 28억명정도가 5G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국내의 5G가입자 수는 지난 7월말 기준으로 780만명을 돌파했으며, 올해 말까지 1,000만명의 가입자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로스 오브라이언 편집장도 “5G통신과 이전 기술 세대의 차별점은 5G네트워크가 보다 정교한 유스케이스(시스템 사이에서 교환되는 메시지의 중요도에 의해 클래스나 시스템에 제공되는 고유 기능 단위) 능력이 있다”며 “5G를 통한 신성장 매출은 전세계적으로 연간 1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망했다.

LG전자 수석연구위원 윤영우 상무도 “5G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모든 사물과 기술은 5G 아래 연결될 것으로 진화를 거듭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5G기술은 현재 산업계의 화두인 디지털 전환, 나아가서는 6G통신의 근간 기술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봤다.

5G통신시장은 우리 예상보다 훨씬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추세다. 에릭슨 모빌리티 리포트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오는 2025년 기준 28억명 정도가 5G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LTE보다 훨씬 빠른 증가세다./ 픽사베이

◇ IT전문가들, “韓 5G기술, 세계 최고 수준”… “속도, 커버리지 모두 갖춘 곳은 한국 뿐”

5G의 미래를 논할 때 그 중심이 되는 나라는 바로 ‘한국’이다. 세미나의 참석한 IT분야 전문가들은 모두 우리나라의 5G서비스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호평했다. 일반인들이 ‘끊기고 불안정하다’고 불만을 표하는 것과는 상반된 평가다.

전문가들이 우리나라 5G에 호평을 한 이유는 ‘5G의 속도, 커버리지를 모두 갖춘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해외의 5G는 28GHz와 같은 고대역 주파수나 3.5GHz의 중대여 주파수를 선택할 경우 5G커버리지 확보가 어려운 문제를 겪고 있다. 저대역 기반을 통해 커버리지를 넓히게 되면 5G는 속도가 크게 감소해 LTE와 차별화가 되지 않기도 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통신사들은 중대역 주파수인 3.5GHz를 기반으로 5G에 집중적 투자를 시행해 왔다. 이를 통해 속도 및 커버리지 측면에서 해외보다 평균적으로 훨씬 우수한 결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로스 오브라이언 편집장은 “한국은 5G 고유의 가치를 제공하며 진정한 5G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어 주목된다”며 “한국은 3.5GHz 도입으로 속도와 커버리지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한편, 5G 기술 진화 및 생태계도 잘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도이치텔레콤의 알렉스 최 부사장도 “한국의 5G 수준은 전세계에서 가장 뛰어나다”며 “한국을 제외하고 이렇게 높은 속도를 낼 수 있는 5G통신은 거의 없으며, 전국적인 규모의 커버리지를 갖춘 경우도 거의 없다”고 밝혔다.

IT분야 전문가들은 모두 우리나라의 5G서비스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호평했다. 5G의 속도, 커버리지를 모두 갖춘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는 것이다./ Getty images

◇ “5G SA 및 28GHz 기반 B2B 도입 필요”… 사업자간 협력도 ‘필수’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5G기술은 글로벌 선진국들과 비교해도 월등할 정도로 압도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에 만족하고 멈춰선 안돼며, 세계 각국과 벌이는 5G기술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SK텔레콤 류정환 5GX Infra그룹장은 향후 LTE를 완전히 배제하고 5G만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5G단독모드(SA)’ 기술의 상용화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선 5G의 특성에 알맞은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제공해야 할 것으로 봤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이란 하나의 물리적 ‘중심 네트워크’를 독립된 다수의 가상 네트워크로 분리해 고객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별도의 중심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없이, 다수의 가상 네트워크를 구성해 대규모 IoT망, 초저지연망 등을 구현할 수 있어 통신사 입장에선 관리·운용면에서 유리하다. 

특히 28GHz의 5G단독모드는 전파특성, 기술방식 등을 고려할 때 속도, 안정성 및 체감 품질 면에서 ‘B2B(기업간 거래)’ 특화 서비스에 활용하는 것이 적합할 것으로 기대된다. 28GHz 주파수는 전파 특성 상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손실 영향이 커서 서비스 커버리지가 3.5GHz 대비 10~15% 수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신사들은 B2B서비스 시장을 5G의 블루오션으로 보고 있는데,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오피스 등이 대표적인 예다.

SK텔레콤 류정환 5GX Infra그룹장은 8GHz의 5G단독모드는 전파특성, 기술방식 등을 고려할 때 속도, 안정성 및 체감 품질 면에서 ‘B2B(기업간 거래)’ 특화 서비스에 활용하는 것이 적합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장비소형화 등의 문제로 아직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온라인 세미나 캡처

류정환 그룹장은 “28GHz의 5G서비스는 짧은 전파의 특성상 B2C(기업과 고객간 거래)를 대상으로 서비스하긴 당장은 힘들다”며 “B2B를 중심으로 시작하자는 것에 통신 3사 모두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류정환 그룹장은 28GHz 주파수 5G기반의 B2B서비스 상용화도 아직까지 원만히 진행되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28GHz 주파수 5G 장비는 일반 5G장비보다 크기가 훨씬 크기 때문에 사업장 내부에 설치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28GHz 기반의 B2B 서비스가 상용화되기 위해선 소형화된 통신장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류정환 그룹장은 “대다수의 사업자들이 아웃도어(사업장 밖)보다 인도어(사업장 안)에서 이뤄지는 B2B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선 소형화 장비가 필요한데, 아직 결과물을 확보하진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은 28GHz 기반의 B2B서비스 생태계는 덜 익은 상태지만, 올해 안에 생태계 구축을 위한 노력을 시작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3.5GHz 대역 기반 NSA(비단독모드) 방식을 중심으로 커버리지를 확대하면서 올해 상반기 확보한 28GHz 대역 및 5G단독모드 기술을 통해 개별 서비스 특성에 맞는 최적의 네트워크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5G표준을 계속해서 선도하고, 5G통신 분야의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선 기술개발 뿐만 아니라 ‘생태계 협력’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LG전자 윤영우 상무는 “한국 이동통신 산업계는 3G와 4G에서 얻은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5G는 전세계 최초 상용화와 함께 표준화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향후 5G 진화기술표준화와 상용화, 더나아가 6G 표준화 시대에서도 이러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더욱 발표할 수 있도록 산·학·연의 유기적인 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스 오브라이언 편집장은 “세계 통신 시장이 5G 시대로 전면적으로 돌입하면서 지난 20~30년간 통신연결 서비스에만 전념했던 통신사들이 사업의 주체가 되는 큰 걸음을 내딛고 있다”며 “그 어떤 통신사업자도 기업고객들과 개인고객이 요구하는 서비스를 단독으로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기업 간 파트너십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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