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OSB저축은행의 수익성이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올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46% 가량 쪼그라들었다. 올해 들어 중대형 저축은행사들이 여·수신 확대로 호실적세를 보인 가운데 OSB저축은행의 실적엔 찬바람이 분 모습이다. 

◇ 업계 호실적 행진에도… OSB저축은행, 이익 뒷걸음질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저축은행 79곳은 총 6,84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14.5% 성장한 규모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대출 규모가 커지면서 이자 수익이 불어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6월말 기준 저축은행의 총 대출금 잔액은 작년 동기보다 14% 증가한 69조2,943억원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이자이익은 2조426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3% 늘었다. 저축은행 79곳의 총자산은 82조5,58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6.6% 확대됐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경기가 침체되면서 저축은행은 때아닌 특수를 맞았다. 급전이 필요해진 중소기업과 서민들이 상대적으로 대출 심사 문턱이 낮은 저축은행을 찾는 추세가 나타났다. 예·적금 수요도 몰리면서 수신액도 불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이에 자산규모 상위 중대형 저축은행인 SBI·OK·페퍼·한국투자·웰컴·애큐온·유진·JT친애저축은행 등은 실적 성장세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자산규모 10위권 내 저축은행 중 한 곳인 OSB저축은행은 유독 부진한 실적을 내 눈길을 끌었다. 

OSB저축은행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44억원으로 전년 동기(82억원) 보다 46% 줄어들었다. 전체 수익은 608억원으로 전년 동기(691억원) 대비 12% 감소했다. 이는 이자수익이 줄어든 데 따른 여파로 분석된다. OSB저축은행의 상반기 이자수익은 565억원으로 전년보다 12.9% 감소했다. 이로 인해 전체 순이익 규모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자산도 쪼그라들었다. 상반기 기준 OSB저축은행의 자산규모는 2조1,180억원으로 전년동기(2조2,305억원) 보다 1,125억원이 감소했다. 수신과 여신 규모 모두 감소세를 보이면서 총 자산액이 뒷걸음질을 친 것이다. 올 상반기 중대형 저축은행이 여·수신 규모가 증가세를 보인 것과 비교된다. 

OSB저축은행의 대출금 운용 실적을 살펴보면 기업자금대출이 증가세를 보인 반면, 가계자금대출은 대폭 줄어들었다. 기업자금대출은 지난해 상반기 1조1,469억원에서 올 상반기 1조2,916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가계자금대출은 5,159억원에서 2,193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공공 및 기타자금 대출은 862억원에서 1,700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주요 상위 저축은행들은 공격적으로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며 서민 고객 잡기에 힘을 쓰는 추세를 보였다. OSB저축은행은 서민 대출 비중이 줄어드면서 이들과는 다른 영업 양상이 나타났다.  

OSB저축은행은 지난해 매물로 나왔다가 무산된 전력이 있는 곳이다. 지난해 8월 OSB저축은행의 대주주인 오릭스코퍼레이션은 OSB저축은행에 대한 매각을 추진했으나 마땅한 인수후보자가 찾지 못하자 매각을 철회했다. 나름 ‘알짜 저축은행’으로 알려졌지만 M&A(인수합병) 시장의 관심은 신통치 못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수익 감소 추세까지 이어지고 있어 내부 경영진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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