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북한의 연평도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정의당이 연일 강경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과거 대북 문제에 대해 온건적인 모습을 보이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는 평가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28일 서면으로 대체된 상무위원회 발언에서 “이번 사건은 북한이 저지른 비인도적 민간인 살인”이라며 “절대 북한의 일방적인 해명과 사과로 끝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심 대표는 “북한의 사과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수준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며 “북한은 어떻게 우리 국민이 표류하게 됐고, 무슨 연유로 누가 사살 명령을 내렸는지 밝히고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북규탄결의안을 직접 제안하기도 했다. 정의당은 전날(27일) 온라인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이 문제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정의당은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총격 규탄 및 사태 해결 촉구 결의안’을 양당에 보냈다.

정의당의 달라진 기류는 김종대 정의당 한반도평화본부장의 발언에서도 나타났다. 김 본부장은 지난 24일 TBS 라디오에 출연해 “합동참모본부가 상황을 기민하게 파악했다면 군 대응 원칙에 따라 우리 주민을 사살하고 불에 태운 그 함정을 격파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날 YTN 라디오에서도 “아무리 특수한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우리 군이 방치했다는 책임, 정부가 무능했다고 하는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언급했다.

정의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과 이후 ′평화 무드′에 들어간 더불어민주당의 미온적 태도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존재감을 부각하는 모양새다. /뉴시스

◇ 미온적 민주당과 차별화

정치권에서는 정의당이 대북 문제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며 민주당과의 차별성을 부각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정의당은 민주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과를 기점으로 ‘평화 무드’를 모색하며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에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28일) 발언에서 “특히 여권 일각에서 우리 국민의 생명보다 남북관계를 우선에 두는 듯한 시각은 교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과 같은 북한의 만행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이야말로 남북관계의 개선과 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대북규탄결의안’ 채택 불발에 대해 민주당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국회가 책임있는 메시지를 내지 못하고 지지부진 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여야는 ‘시신을 불태웠다’ 문구를 두고 이견을 보이며 결의안 채택에 실패했다. 야당은 이를 넣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여당에서는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 핵심관계자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북한의) 사과가 없는 것보다 낫지만,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모든 정황들 속에서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종류로 다뤄지면 안 되는 것”이라며 “어쨌든 정확하게 규탄해야 할 부분은 규탄하고, 재발 방지할 부분은 정확하게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결의안이 이렇게 된 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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