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 배우자의 해외여행을 두고 비판이 거세지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강 장관의 거취까지 거론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 해외여행을 두고 정치권에서 비판이 거센 가운데 일각에서는 ‘동정론’이 나오고 있다. 공직자의 배우자라고 하더라도 사인(私人)에게 같은 잣대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5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솔직한 심정으로 강 장관에게 위로를 드리고 싶다”라며 “이 사안을 가지고 장관의 거취 문제를 논의하거나, 그런 단계로까지 나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강 장관의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는 요트 구입 등 목적으로 미국행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교부가 해외여행 자제 권고를 내린 상황에서 장관의 배우자가 여행을 한다는 게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야권은 물론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쓴소리가 이어졌고, 결국 강 장관은 전날(4일) 사과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박 의장은 “이 문제를 가지고 오래 의견을 나누지 않았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데는 문제를 둘러싼 가족 간의 대화가 있었을 것”이라며 “결국 이분(이 교수)은 배우자의 공직 수행에 부담을 주더라도 자기 개인의 삶을 포기할 수 없다는 뚜렷한 개성과 마이웨이 정신을 가진 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게 불법이나 위법은 아니고, 어떤 공직의 특권이나 지위 등이 활용된 것도 아니다. 또 전후 상황을 판단해보건대 상당한 설득을 위해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본인의 그런 의견을 꺾지 못해 여행이 이뤄진 것 같다”라며 “이것을 가지고 장관의 거취를 묻는다든지, 정치적 논란으로 확대하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강 장관에게 책임을 물을 사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3월부터 이미 정부의 해외여행에 대한 지침들이 있고 많은 국민들이 지키고 있다“라며 ”이 교수는 어떤 존재시길래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면서 정부의 권유를 지키지 않는가. 그 부분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강 장관이 ‘송구하다’고 말했다. 그 정도면 됐다고 본다”라며 “이것을 공적 책임으로 연결해 강 장관에 대한 공격을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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