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오는 2021년부터 자사의 인앱 결제 시스템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올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상승세를 탄 게임업계가 다소 난감해하는 모양새다. /뉴시스·AP
구글이 오는 2021년부터 자사의 인앱 결제 시스템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올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상승세를 탄 게임업계가 다소 난감해하는 모양새다. /뉴시스·AP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구글이 오는 2021년부터 자사의 앱마켓 구글플레이에 자체 인앱 결제 시스템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한국에는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겠다며 여론 수습에 나섰지만 전체 콘텐츠와 앱에 수수료 30%가 부과되는 것이 불가피해지는 시점에서 최근 분위기를 탄 게임업계에는 먹구름이 드리우는 분위기다.

◇ 2021년부터 인앱 결제시스템 적용, 전체 콘텐츠·앱 수수료 30% 공식화  

구글은 지난달 29일 진행한 ‘구글플레이 미디어 온라인 브리핑’에서 오는 2021년부터는 새로운 결제 시스템 ‘구글 빌링 라이브러리 V.3’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구글플레이에 새롭게 등록하는 앱은 오는 2021년 1월 20일부터, 기존에 서비스 중인 앱은 같은해 10월부터 구글의 새로운 결제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결제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부과하겠다고도 했다.

구글은 새로운 인앱 결제 시스템이 글로벌 인프라가 구축돼있는 만큼 개발사의 해외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수많은 기업들이 구글플레이를 통해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구글 인앱 결제 시스템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IT 업계 반발을 의식한 듯 약 1,150억원 규모의 지원 프로그램 ‘크리에이트’를 운영해 중소 콘텐츠 앱 개발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콘텐츠 앱 개발사의 마케팅을 위해 다양한 할인, 포인트 적립 등의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중소 규모의 앱 개발사에 재정 지원 및 글로벌 진출 관련 컨설팅, 글로벌 마케팅 지원 프로그램 등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번 개편 소식에 퍼니마 코치카 구글플레이 글로벌 비즈니스 개발 총괄은 다른 앱마켓이나 웹 결제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퍼니마 총괄은 “안드로이드는 개방성, 유연성 등을 추구하므로 이용자들은 구글플레이 이 외에 다른 앱 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이 이번 미디어 간담회로 한국 여론 잠재우기에 나섰지만 업계선 호응하지 않는 분위기다. 구글이 밝힌 지원책도 기업의 생존과 연결되는 매출 타격을 줄일 수 있는 직접적인 지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인앱 결제 시스템을 강제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어떤 불이익이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 웹결제를 유도하는 것이 중견‧중소기업에게는 부담스러운 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에픽게임즈는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의 수수료 정책에 반발하며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 올해 국정감사에 구글의 수수료 인상 등 갑질 논란과 관련, 정진수 엔씨소프트 부사장 등이 참고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나오지 않게 됐다.

이번 정책 발표에 게임업계도 난감해하는 분위기다. 게임업계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다가 올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급상승세를 탔다. 이에 따라 각 게임사들도 다양한 기술과 플랫폼, 지식재산권(IP) 확장 등을 통해 발판 마련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던 터다. 

이러한 상황에 구글이 수수료 인상 정책을 발표하면서 게임사들의 기존 BM(Business Model) 개편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렇지 않아도 이용자들로부터 적잖은 비판을 사고 있는 기존의 BM을 상향 조정하는 것도 게임사들의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더구나 지난 2년간 중국 판호 발급 중단 등 국내외 이슈로 타격을 맞았던 실적이 회복되려면 오는 2021년에도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구글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수료를 인상하겠다고 밝힌 만큼 각 게임사들이 기존의 실적을 유지할 수 있는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 입장에서 BM을 인상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수수료 인상에 대응할 수 있는 뚜렷한 대책이 있지도 않다”며 “수수료 인상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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