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골프 인기… 36홀 규모 아시아나CC 몸값 ‘껑충’
에어서울은 ‘청산’ ‘합병’ 소문 무성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7일 한국인 유학생 200여명을 올해 3월 이후 최초로 베트남 하노이공항으로 수송했다. 아시아나항공 A330 /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 체제하에서 분리매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아시아나항공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아시아나항공 분리매각이 기정사실화 됐다. 매각 무산 후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 중 리조트 사업 매각 움직임이 포착됐다. 리조트 사업 매각 이후에는 항공사를 비롯한 자회사들의 매각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7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 측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최근 금호리조트 매각 주관사로 NH투자증권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금호리조트는 2006년 금호산업 레저사업부문을 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금호리조트가 보유한 자산으로는 아시아나 컨트리클럽(CC)과 경남 통영마리나리조트, 전남 화순리조트, 강원 설악리조트, 제주리조트 등 콘도 시설이 있다. 충남 아산스파비스와 같은 워터파크도 세 곳을 보유 중이다. 홍콩 법인 금호홀딩스를 통해 중국 웨이하이에 골프앤드리조트 시설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이 중 최근 알짜 자산으로 눈길을 끄는 것은 아시아나CC다. 아시아나CC는 36홀 회원제 골프장으로,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하며 서울 강남 기준 1시간 내외에 방문할 수 있어 입지가 좋다는 평이 잇따른다.

아시아나CC 홈페이지 갈무리
용인시 처인구에 위치한 아시아나CC 전경 / 아시아나CC 홈페이지 갈무리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골프장 몸값이 훌쩍 뛰어오른 것으로 알려진다. 투자업계와 회계업계 등에서는 아시아나CC만 별도로 매각하더라도 2,000억원 중반 수준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골프장 홀당 가격이 과거 30억원대에서 최근 코로나19 특수로 50억~60억원 수준을 오르내리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8월 두산그룹이 하나금융·모아미래도 컨소시엄에 매각한 강원도 홍천 소재 27홀 대중제 골프장 클럽모우CC은 당시 큰 인기를 끌며 1,850억원에 매각됐다. 클럽모우CC 매각가는 예상치를 웃도는 금액으로 평가된다.

채권단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골프장 몸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시점에 금호리조트를 매각해야 더 많은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측은 이번 금호리조트 매각을 시작으로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 항공사에 대해서도 분리매각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전망이다. 다만, 에어서울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따라다닌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특가 프로모션을 연이어 실시하면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에어부산, 에어서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분리매각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부산, 에어서울

에어서울은 2015년 출범 이후 한 번도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난 적이 없으며, 최근에는 자본잠식률이 331%로 치솟아 재무건정성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의 100% 자회사이면서 별도로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 없어 금융권 대출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에어서울이 아시아나항공의 수혈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지원 또한 쉽지 않아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인수합병(M&A)이 무산된 후 재무여력 부족으로 기간산업안정기금 등 외부 지원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회사를 살리기 위해 자금을 지원하기란 쉽지 않다. 

이에 에어서울의 향후 거취와 관련해 ‘청산’ ‘합병’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청산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에어서울 근로자들의 고용 문제가 걸려 있어서다. 남은 방법으로는 합병이 있는데, 에어부산과 합병을 통해 매각하는 방향에 무게가 쏠리는 모습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합병해 패키지로 800억원 규모에 매각하겠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아시아나항공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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