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시네마의 134번째 영업점인 중랑점이 8일 새롭게 문을 열었다. / 롯데컬처웍스
롯데시네마의 134번째 영업점인 중랑점이 8일 새롭게 문을 열었다. / 롯데컬처웍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무리수일까 아니면 고군분투일까. 코로나19 극복에 여념이 없는 롯데시네마가 신규 출점에 나섰다. 8일 롯데시네마가 서울 중랑점을 개관한 것. 이로써 롯데시네마는 전국에 총 134곳의 지점을 보유하게 됐다.

중랑점은 8개관에 973석 규모로 상당한 규모를 자랑한다. 모든 상영관에 더욱 선명한 화질로 감상할 수 있는 레이저 영사기가 설치 됐으며, 2개 상영관은 전 좌석 리클라이너석으로 마련됐다. 일반 좌석에도 가죽시트를 도입해 관람객들이 편안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롯데시네마의 신규 출점은 최근 업계 분위기와는 상반된 행보다. 극장업은 항공, 면세, 관광 등과 함께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대표적인 업종에 속한다. QR 코드 전자출입명부 등록, 입장전 열 체크, 극장 안 띄어앉기 등 세밀한 방역 조치에도 관람객 유입에 애를 먹고 있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기대작들이 극장에 걸려 불황 타개의 열쇠 역할을 해야 하지만, 제작 및 배급 단계에서 차질이 빚어져 극장가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

코로나19 쇼크에 빠진 극장가는 허리띠를 졸라매며 생존을 모색하고 있는 실정이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의 경우 지난 7월과 8월에 각각 권고사직과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외에도 임금 급여 삭감, 무급 휴직, 영업시간 단축과 중단 등 고육책이 연달아 시행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홍콩에서 5년 만에 철수하는 등 해외 사업도 삐걱대고 있다. 이처럼 ‘현상유지’도 버거워 보이는 롯데시네마가 서울 한복판에 신규점을 개관하자 무리수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롯데시네마가 비상경영체제에 가까운 상황에서도 신규점을 열 수 있었던 건 위탁 운영 체제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8일 문을 연 중랑점은 롯데컬처웍스의 직영이 아닌 건물주나 개인사업자에 의해 운영되는 위탁점이다. 위탁점은 수익의 일부분을 로열티로 본사에 지급하는 대신 브랜드, 인력 교육, 시스템 지원 등 극장 운영 전반에 관한 제반 요소를 제공 받는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프랜차이즈업의 가맹 시스템과 유사한 개념이다. 이러한 위탁 시스템은 롯데시네마를 포함해 멀리플렉스 3사가 모두 택하고 있는 방식이다.

즉 본사 사정과는 별개로 개인 사업자의 극장 운영 의지만 있다면 본래 계획대로 개관하게 되는 것이다.

롯데시네마는 위탁 운영 체제 덕분에 코로나19 시국 속에서도 영업망을 늘릴 수 있었다. 코로나19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상륙한 지난 2월 이후 총 6개관이 새로 문을 열었는데 이중 4곳이 위탁점(춘천‧거창‧사천‧중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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