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 모습을 나타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11축(양쪽 바퀴 22개)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이동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노동신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 모습을 나타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11축(양쪽 바퀴 22개)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이동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노동신문-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했다.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열병식 연설에서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들’이라며 남북협력을 언급한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평가다. 

북한이 이날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ICBM은 기존 화성-15형(2017년 11월 공개)에 비해 길이가 길어지고 두께도 굵어진 형태다. 또 지난해 공개한 SLBM 북극성-3형에서 진화한 북극성-4형도 공개했다. 2017년 9월 발사됐던 중거리 지대지 탄도 미사일인 화성-12형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외에도 초대형 방사포를 비롯해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 북한판 이스칸데르, 다기능 레이더와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TOR)을 장착한 신형 지대공 미사일(SAM) 등도 나타났다. 

이번 열병식에서 공개된 북한의 다양한 신무기들은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와 여러 발의 탄두를 실을 수 있는 것도 있어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시험발사가 아직 확인되지 않아 완성도와 실전배치 가능성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은 연설에서 “우리 군사력은 누구도 넘보지 못할 만큼 발전하고 변했다. 그 어떤 군사적 위협도 통제할 수 있는 억제력을 갖췄다”며 “만약 그 어떤 세력이든 우리를 겨냥해 군사력을 사용하려 든다면 가장 공격적인 힘을 선제적으로 동원해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나는 우리 군사력이 그 누구를 겨냥하게 되는 것을 절대 원치 않는다”며 “우리는 그 누구를 겨냥해서 전쟁 억제력을 키우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북한의 신무기 공개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김 위원장의 대남 메시지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상황을 언급하며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에게도 따뜻한 이 마음을 정히 보내며, 하루빨리 이 보건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잡는 날이 찾아오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한의 열병식 중에 신형 무기만 주목하고 ‘우리는 그 누구를 겨냥해서 우리의 전쟁 억지력을 키우는 것이 아님’을, 그리고 남북 대화가 복원되고 환경이 조성되는 대로 코로나 19를 포함해 인도·보건의료 분야에서부터 상호 협력이 재개되기를 바란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 내용은 모른척하느냐”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어제(10일) 열병식에서 나온 북한의 무기도 봐야 하지만, 북한 최고지도자의 메시지도 봐야 되는 것”이라며 “하나만 보고, 나머지 하나를 외면하면 한반도 평화는 요원해질 뿐”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도 김 위원장 연설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지난 1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북한의 신무기 및 김 위원장 연설문을 분석했다. NSC 상임위원들은 이번에 공개된 새로운 무기체계들의 전략적 의미와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계속 분석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른 우리의 방어 능력도 점검할 방침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북한의 신무기에 대한 직접적 우려 표명은 하지 않았다.

청와대에 따르면 NSC 상임위원들은 “상호 무력충돌과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남북 간 여러 합의사항들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면서 환경이 조성되는 대로 남북관계를 복원하자는 북한의 입장에 주목하면서 향후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관계부처들이 조율된 입장으로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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