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33%, 프라이빗 5G 구축 희망… 우리나라 기업도 23% 포함
영국, 독일 등 주요 국가 관련 정책 마련 가속화… 우리나라는 아직 '미흡'

5세대 이동통신 5G는우리 생활을 넘어 기업의 비즈니스, 산업현장에서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때문에 현재 국내에 많은 기업들은 미래 비즈니스 혁신을 위해 5G를 활용하고자  5G통신 인프라를 기업 자체가 보유·운영하고자 하는 ‘프라이빗(Private:사유) 5G’ 기술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지난해 4월 상용화를 시작한 ‘초고속’ ‘초저지연’ 기반의 5G통신으로 인해 VR·AR(가상·증강현실), 클라우드 게임 등 새롭고 다양한 콘텐츠 제공이 가능해지면서 우리생활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또한 IT분야 전문가들은 5G가 우리생활 뿐만 아니라 ‘산업분야’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업 현장 자체에 5G기지국을 설치한다면 전파의 전달범위가 좁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스마트 팩토리, B2B(기업간 거래), 인공지능(AI) 서비스 등의 효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현재 많은 기업들이 미래 비즈니스 혁신을 위해 5G통신을 적극 활용하고자 노력하면서 5G통신 인프라를 기업 자체가 보유·운영하고자 하는 ‘프라이빗(Private:사유) 5G’ 기술이 떠오르고 있다. 

◇ 보안·안정성 우수한 ‘프라이빗 5G’, 산업현장에서 유리

프라이빗 5G란 5G통신에 기존의 통신기술 및 시스템이 통합돼 특정 구역 내에서 최적화된 서비스 및 안전한 통신을 보장해주는 기술이다. 
 
일반 대중들이 스마트폰, PC 등의 단말기를 통해 5G망에 접속·연결할 수 있는 ‘공중 5G망’과 달리, 프라이빗 5G는 특정 기업(공장, 항구, 병원, 오피스, 정부기관 등)이나 그곳에 소속된 사람들만이 접속·연결이 가능하다. 

프라이빗 5G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의 LAN과 달리 유선기반의 이더넷(버스 구조방식의 근거리통신망) 장비를 도입하지 않고도 많은 소형 디바이스 및 장치를 무선 연결할 수 있어 네트워크와 연결할 설비의 배치가 자유롭다는 것이다.

보안 및 장애 문제에 대한 안전성도 프라이빗 5G의 장점이다. 외부망과 분리돼 있는 프라이빗 5G의 특성상 자체 보안정책의 수립 및 데이터 로컬 저장으로 데이터 보호에 유리하며, 공중 5G망의 장애가 발생해도 이용이 가능하다. 설사 프라이빗 5G에 장애가 발생한다 해도 우회접속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5G 고유의 초고속·초저지연 특성과 더불어 산업현장 내 광대역 서비스도 가능해 초정밀 제어 및 방대한 자료 전송도 가능하며,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하나의 중심 네트워크를 독립된 다수의 가상 네트워크로 분리하는 것)을 통해 이용자의 요구와 용도에 맞는 네트워크를 생성할 수도 있다.

기업에서 프라이빗 5G를 사용하길 원할 경우엔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구현이 가능하다. 첫째는 기업 내 유선 LAN(Local Area Network)을 구축하는 것처럼 이동통신사들의 공중 5G망과 무관한 프라이빗 5G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엔 프라이빗 5G를 이용하고자 하는 기업이 직접 망을 구축할 수 있으며, 이동통신사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이동통신사의 공중 5G망 자원을 공유해 프라이빗 5G를 구축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엔 이동통신사가 직접 프라이빗 5G를 구축해주게 된다.

프라이빗 5G는 특정 구역 내에서 최적화된 서비스 및 안전한 통신을 보장해주는 기술이다. 일반인들이 접속가능한 ‘공중 5G망’과 달리, 프라이빗 5G는 특정 기업이나 그곳에 소속된 사람들만이 접속·연결이 가능하다. 때문에 보안 및 장애 문제에 대한 안전성에서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Getty images

◇ 국내외 기업들 33% “프라이빗 5G도입 원한다”… 국내 정책 마련도 시급

프라이빗 5G가 보안상, 기술상으로 기업들의 비즈니스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요 국가들에선 프라이빗 5G를 사용하고자 하는 기업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글로벌 IT컨설팅업체 캡제미니(Capgemini)가 12개국 800개 기업을 대상으로 6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 기업의 33%(대기업은 47%)가 자체 프라이빗 5G를 구축하길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미국 기업들이 44%로 프라이빗 5G 도입 희망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프랑스 기업 41%, 스웨덴 기업 40%로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23%가 프라이빗 5G 도입을 희망한다고 답했다.

프라이빗 5G 도입을 원하는 기업 숫자가 급증함에 따라 주요 국가들은 프라이빗 5G를 제도화 하거나 규제를 완화하는 등 상용화에 필요한 정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지난 1일 발간한 ‘해외주요국의 프라이빗 5G 도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은 통신사가 할당받는 2GHz 및 3.6GHz 대역을 이용한 5G 서비스 이외에 수요자의 필요에 따라 지역 단위로 5G를 사용할 수 있도록 로컬 면허제를 도입했다. 독일연방통신청은 지난해 2월 로컬 면허제의 초안을 발표하고 6월까지 관련 산업계의 의견을 청취해 정책 확정 했으며, 지난해 11월부터는 신청을 받아 제도를 운용 중이다.

영국은 프라이빗 5G가 향후 영국 통신 서비스를 해외에 확산시키는 주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해 5G 서비스 수요자의 요구에 부합하기 위한 추가 주파수를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 중이다. 지난 2018년 12월 영국의 커뮤니케이션청 오프컴(Ofcom)은 영국 내 새로운 주파수를 발굴하고 이를 프라이빗 5G용으로 분배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다음해인 2019년 12월 해당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 최종안을 확정했다. 

또한 영국의 5G 테스트베드인 W5G는 영국 대표 통신사 BT(British Telecom)와 손잡고 영국 최초의 프라이빗 5G 기반 스마트 팩토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5G통신은 단순한 소비의 영역을 넘어 이제는 미래 산업경쟁력과 혁신을 주도하는 중요 요소로 작용하게 됐다”며 “주요 국가들은 5G 통신이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산업 내 도입과 활용을 촉진하고자 5G상용화에 발맞춰 프라이빗 5G를 도입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역시 한국정보화진흥원(NIA)에서 지난 1월 IT벤처기업 쿨클라우드와 함께 프라이빗 5G 구축을 위한 실증을 완료하는 등 프라이빗 5G 상용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를 제외하면 아직까지 프라이빗 5G와 관련해 이렇다 할 정책이나 산업계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의 5G 상용화를 시작해 5G 글로벌 선도국가로 평가받고 있으나 국내 현실은 5G 커버리지는 일반 개인 이용자들에 서비스하기조차 미흡하며, 산업에서의 5G 활용은 지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국내에도 외국과 같이 조속한 프라이빗 5G 도입과 함께 솔루션 개발에 힘써 글로벌 5G 선도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입지를 더욱 강화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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