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12일 긴급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상훈 의원을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 경선준비위원장으로 내정했다. 사진은 김 의원이 지난 3일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6회국회(임시회) 제6차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에게 질문하는 모습. /뉴시스
국민의힘은 12일 긴급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상훈 의원을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 경선준비위원장으로 내정했다. 사진은 김 의원이 지난 3일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6회국회(임시회) 제6차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에게 질문하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약 반년 앞둔 12일 국민의힘이 재보궐선거경선준비위원회 출범을 돌연 연기했다. 당초 국민의힘은 이날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재보궐준비위를 꾸리고 첫 회의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당일 보류한 것이다.

재보궐준비위원장 인선과 관련, 원내 인사를 요구하는 내부 이견이 나오면서 유 전 부총리 체제 준비위 출범에 급제동이 걸린 게 보류 배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발족하려고 했는데 여러 고려할 사항이 생겨서 보류했다”며 “인적 구성 같은 것들을 다시 생각해야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긴급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추가 논의를 통해 원외 인사인 유 전 부총리 내정을 철회하고 3선 중진 김상훈 의원을 경선준비위원장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부위원장으로는 김선동 사무총장이, 위원으로는 박수영·최승재·조수진·황보승희 의원과 신동우·임재훈 전 의원·이수정 경기대 교수·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한오섭 전 청와대 행정관·김재섭 비상대책위원 등이 합류했다.

◇ 국감 후 선거체제 본격 돌입

정치권은 현재 진행 중인 국정감사에 집중하고 있지만, 26일 국감이 마무리되는 대로 재보궐선거 준비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번 재보궐선거는 부하직원 성추행 사건에 연루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 여권 중량급 정치인의 실착으로 마련됐다. 국민의힘은 만반의 준비를 갖춰 반드시 서울·부산시장직을 탈환하겠다는 각오다.

더불어민주당도 2022 대선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치명상이 불가피해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여야 모두 선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다가오는 재보궐선거를 압도적 의석 열세를 뒤엎을 반전의 계기로 삼아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민주당보다 한 발 앞서 선대위를 일찌감치 꾸린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김상훈 의원을 필두로 한 선대위는 여권 후보에 맞서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를 발탁해야 할 과제를 안았다.

현재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군으로는 4선 중진 권영세·박진 의원과 초선 윤희숙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등이 거론된다. 원외 인사 중에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이혜훈 전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부산시장 후보군도 다수 후보군이 난립하는 모양새다. 원내에서는 5선 조경태·4선 서병수·3선 장제원 의원 등이, 원외에서는 유기준·이언주 전 의원과 박형준 전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회자된다.

다만 현재 103석인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지난해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되면서 원외 인사에 힘이 실리는 형국이다.

자칫하면 개헌 저지선(100석)이 무너질 수 있는 데다 4·15 총선 참패로 원외 후보군도 원내 인사들에 비해 뒤쳐지지 않는다는 이유다. 의석 기근에 시달리는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원내 인사를 차출하지 않고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실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8일 마포 포럼 초청강연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역이 (재보궐선거에) 나가면 국회의원 선거를 새로 해야 하니 새로운 인물이 나오는 게 가장 적합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지난 총선에서 수도권 의석을 쓸어담은 민주당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 여당발 악재에 기인한 보궐선거라고 해도 절대 우위를 점했다고 단정할 상황이 아닌 만큼 정확한 판단이 요구된다. 갑작스런 인선으로 재보궐준비위 지휘봉을 쥐게 된 김 위원장의 어깨가 무거워질 전망이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 주호영 원내대표(왼쪽), 이종배 정책위의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 주호영 원내대표(왼쪽), 이종배 정책위의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 후보간 갈등요소 최소화·공정한 경선룰 관건

재보궐준비위 출범 및 활동 방향과 관련, 윤희석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후보 선정 방향을 설정하고 당헌당규 규정, 경선 규칙을 재검토하는 역할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변인은 후보 선정 방향에 대해 “(국민에) 부적절하게 비칠 후보, 과거 전력 등을 거를 것”이라며 “당과 국민이 원하는 후보상에 맞는 후보 선출 분위기를 조성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준비위 구성 시점에 대한 질문에 "(당에) 정말 중요한 선거”라며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준비와 검토를 하자는 것이다. 후보 선정을 빨리한다는 것과는 관련 없고 시간을 넉넉하게 갖고 출범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준비위 활동 기간은 미정이다.

아울러 준비위는 재보궐선거 후보 선정에 직접 연관이 있는 경선룰에 대해서는 당원 의견뿐 아니라 일반 국민 의견을 수렴해 선정할 계획이다. 준비위가 각 후보간 갈등 요소를 최소화할 경선 방식을 내놓느냐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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