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익우 롯데GRS 대표가 실적 악화와 각종 잡음 확산으로 심란한 처지에 몰렸다. /롯데GRS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남익우 롯데GRS 대표가 총체적 난국에 휩싸였다.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대표 외식 브랜드 중 하나인 롯데리아에서 각종 잡음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 롯데GRS, 실적악화에 잡음 속출  

롯데GRS는 외식과 프랜차이즈, 컨세션 사업을 영위하는 롯데그룹 계열사다.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도넛, TGI프라이데이스, 빌라드샬롯, 더 푸드 하우스 등의 외식 브랜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남익우 대표는 2018년 1월 롯데GRS 대표이사로 취임해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다. 남 대표는 수년간 적자에 시달리던 회사에 구원투수 격으로 투입됐으며, 지난해 흑자전환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경영환경 악화로 남 대표의 리더십은 다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코로나19로 외식업계가 큰 타격을 받으면서 롯데GRS의 실적은 다시 고꾸라졌다. 롯데지주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롯데GRS는 올 상반기 17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424억원으로 전년 동기(4,210억원) 보다 49.9% 급감했다. 

여기에 주력 브랜드인 롯데리아에서 갖가지 잡음이 속출해 심란한 처지에 몰려 있다. 우선 롯데리아는 지난 8월 매장 직원들 사이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한바탕 진통을 치렀다. 여기에 최근엔 야심차게 출시한 신제품 ‘밀러터리버거’에도 예상치 못한 찬물이 끼얹어졌다. 신제품 홍보모델로 기용한 유튜버 이근 대위가 각종 추문에 휘말리면서 마케팅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 롯데리아 신제품 ‘밀리터리버거’ 모델 이근 대위 논란에 불똥  

롯데리아는 이 대위가 유튜브 콘텐츠 ‘가짜사나이’에서 훈련 교관으로 활약하면서 인기를 누리자 지난달 28일 버거 원재료를 식판에 담아 취향대로 즐기는 밀키트형 신제품 ‘밀리터리 버거’를 출시했다. 또 그를 모델로 발탁해 다양한 홍보물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서왔다. 

롯데리아가 ‘밀러터리버거’를 출시하면서 홍보 모델로 유명 유튜버 이근 대위를 내세웠다가 곤혹스런 처지에 몰렸다. 이근 대위가 각종 논란에 휘말리면서 불똥을 맞게 된 것이다. 이에 롯데리아는 이근 대위가 등장하는 홍보 콘텐츠를 삭제키로 했다. /롯데리아

그런데 최근 이 대위는 빚투 논란에 이어 과거 성추행 의혹과 폭행 전과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었다. 결국 롯데리아는 이 대위가 등장하는 홍보 콘텐츠를 삭제하며 서둘러 대응에 나선 상태다. 

골칫거리는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들어 롯데리아 조직 내부에서도 갖가지 잡음이 노출되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앱인 ‘블라인드’에는 롯데리아와 관련된 불미스런 내용이 담긴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특히 최근 몰래카메라 사건이 있었다는 글이 올라와 진위 여부에 이목을 집중시켰다. 

롯데GRS 직원으로 추정되는 게시자는 “지난 8월경 롯데리아 모 매장 직영점에서 직원이 탈의실에 몰카를 설치해 촬영한 사건이 있었다”며 “회사는 범죄 혐의자인 해당 직원에 어떤 처벌을 가하지 않고 사건을 무마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점포의 탈의실은 남녀 공용이었다”며 “피해자는 불특정 다수임에도 회사는 경찰신고를 통한 사건진상 조사 없이 마무리했다. (사건이 발생한 후) 한 달이 지난 후에 갑자기 탈의실 현황을 조사하는 지침이 내려왔지만 후속 조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게시자는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회사의 안일한 대응으로 성범죄가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롯데GRS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확인 결과, 몰래카메라 촬영은 없었으며 해프닝으로 마무리된 사건”이라고 말했다. 

◇ 몰카 사건 의혹에 슈퍼바이저 금품요구 논란… 내부 루머와 잡음 확산에 곤혹    

롯데GRS 관계자는 “해당 사건은 정식으로 회사에 신고된 건이 아니”라며 “최근 블라인드를 통해 관련 내용이 계속 올라와 매장을 관리하는 영업점 차원에서 경위 파악을 진행했다. 그 결과, 단순 해프닝으로 확인됐다. 사건은 한 매장 남성 직원이 공용 탈의실에 옷을 벗어놓고 휴대폰을 두고 나왔는데, 여성 직원이 해당 남성 직원의 바지에 있는 휴대폰을 발견하고 몰카 오해를 하면서 발생했다. 이후 휴대폰을 확인한 결과, 문제가 될 만한 요소가 없었기에 당사자들이 오해를 푼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관련 의혹 글이 올라오고 있어 롯데GRS 측은 난감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롯데GRS 관계자는 “정식으로 회사에 신고된 건이 아니고 해프닝으로 마무리된 사건이라 회사가 공식적인 감사를 벌이거나 후속 조치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남녀 공용 탈의실이 운영되고 있는 점은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을 전망이다. 최근 몰카 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커지면서 많은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남녀 분리 탈의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GRS 관계자는 “해당 매장의 경우, 워낙 오픈한지 오래된 매장이라 구조 변경이 쉽지 않았다”며 “다른 매장들은 대부분 남녀 분리 탈의실이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직장인 익명앱인 ‘블라인드’를 통해 롯데리아 내부 잡음이 연일 노출되고 있다. 몰래 카메라 사건 의혹부터 금품 수수 논란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뉴시스

이런 가운데 롯데GRS는 최근 부도덕한 행위를 한 직원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했다는 논란에도 휘말린 상태다. 최근 블라인드에는 롯데리아의 한 슈퍼바이저(SV, 가맹점 관리 감독관)가 금품을 요구했다가 적발되는 사건이 있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 따르면 해당 SV는 가맹점의 규칙위반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가맹점주에게 금품을 요구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는 가맹점주의 신고로 드러났다. 회사는 최근 인사위원회를 열어 그에게 징계를 내렸다. 롯데GRS 직원으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회사가 해당 슈퍼바이저에게 경징계 처분을 내리면서 이례적으로 징계사유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롯데GRS 측은 “금품 요구 자체는 확인했지만 금품 수수의 실체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징계 수위는 인사위의 적합한 절차를 거쳐 결정됐다. 징계 경중의 경우, 각자 판단하는 기준이 다른 만큼 뭐라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처럼 실적 악화에 각종 잡음까지 겹치면서 남익우 대표의 입장도 난처해지는 모양새다. 연말 인사 시즌이 성큼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일련의 악재가 그의 거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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