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 관련 검찰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9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종합청사로 출근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뉴시스
라임 사태 관련 검찰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9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종합청사로 출근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국민의힘·국민의당 등 야권은 20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데 대해 일제히 성토했다. 추 장관은 전날(19일) 라임자산운용 로비 의혹 사건 및 윤 총장 가족 의혹 사건 등 5건에 대해 수사지휘 중단을 지시했다.

추 장관의 이번 수사지휘권 발동은 지난 7월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 강요미수 사건 이후 두 번째이자 헌정사상 세 번째다.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수사지휘를 곧바로 받아들이면서 일단락된 모습이나 야권은 ‘직권남용’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법치가 사망한 날”이라며 “이럴 바엔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을 겸직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추 장관은 검찰권에 대한 문민통제라는 미명 하에 문민독재를 시작한 것”이라며 “명백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남용이자 직권남용”이라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라임 사태 관련 전주(錢主)로 불리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사기꾼’으로 지칭하며 맹비판했다. 현재 구속 수감 중인 김 전 회장은 지난 16일 현직 검사·야당 정치인에 대한 로비 의혹을 주장한 서신을 공개한 바 있다.

장 의원은 “더 모욕적인 것은 사기꾼 편지 한 장에 검찰총장이 수사지휘권을 잃고 식물 검찰총장으로 전락했다는 사실”이라며 “사기꾼이 검찰총장을 무너뜨린 희대의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6일 “현직 검사 등을 룸살롱에서 접대했고, 야당 정치인에 대한 로비 의혹을 진술했다”는 내용의 서신을 공개한 바 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도 구두논평을 통해 “진실을 밝히기 위한 최후의 보루인 장관의 수사지휘권이 오히려 진실을 덮기 위해 남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 대변인은 “진실을 덮기 위해 범죄자의 증언으로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장관 입맛에 맞지 않는 윤 총장을 끌어내리기 위해 권력마저 사유화 한 오늘의 행태는 대한민국 법치주의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장검사 출신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추미애 씨의 수사지휘는 법무검찰을 자신들의 사병으로 부리겠다는 선언”이라며 “사병들은 수천 명 피해자들의 피눈물을 가리고 권력형 비리를 엄폐하는 앞잡이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홍경희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추 장관은 검찰총장이 되고싶은 것인가”라며 “피의자의 일방적 진술을 근거로 검찰총장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밝히겠다고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는 것은 지휘권 남용이자 대놓고 검찰총장의 손발을 묶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수석부대변인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한 검찰의 칼날을 기대하기에 추 장관의 칼끝 방향은 정권 반대쪽만을 향해 있다”며 “수사지휘권을 이토록 빈번히 남용한 법무부 장관은 전례가 없다”고 성토했다. 이어 “더 이상 추해지기 전에 손 떼고 물러나시라”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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