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토요타·시트로엥, 국산 준중형급 값이면 구매 가능
쉐보레·르노삼성, 본토 차량 공수해 판매… 사실상 수입차

폭스바겐코리아 7세대 제타가 몸값을 낮춰 국내에 공식 출격했다. / 폭스바겐코리아
폭스바겐코리아 7세대 제타가 몸값을 낮춰 국내에 공식 출격했다. / 폭스바겐코리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국산차와 수입차 간 가격 차이가 줄어드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수입차 브랜드에서는 2,000만원대 차량까지 출시해 눈길을 끈다. 수입차 브랜드에서는 저렴한 차량을 통해 국내 수입차 시장의 파이를 늘리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폭스바겐에서 C세그먼트(준중형) 세단 제타를 2,000만원대에 출시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 이에 국내에서 2,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는 수입차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현재 한국 시장에서 2,000만원대에 판매하는 수입차는 폭스바겐 제타를 포함해 약 10여종이 존재한다.

가장 최근에 국내 출시를 알린 폭스바겐 7세대 신형 제타는 직전 6세대 모델보다 약 400∼700만원 저렴하게 책정됐다. 폭스바겐 측의 파격적인 가격 책정으로 국내 판매가격은 개별소비세(5% 기준) 등 부가세를 포함해 △프리미엄 2,750만원 △프레스티지 2,990만원이다. 현행 개소세율 3.5%를 적용하면 트림별로 각각 2,715만원, 2,951만원으로 더 저렴해진다.

폭스바겐은 여기에 론칭 에디션에 한해 폭스바겐 파이낸셜 서비스 이용 고객에게 14%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현금 구매 고객에게는 12% 할인을 적용한다. 이를 적용 받을 시 국내 판매가격은 △프리미엄 2,330만원 △프레스티지 2,533만원까지 낮아진다.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했음에도 제타에는 다양한 편의사양이 탑재돼 있다. 헤드라이트와 주간주행등은 모두 LED로 적용돼 주야간 시야 확보를 하면서 시인성도 높였다. 또한 △통풍·열선시트 △무선충전 지원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추돌 및 트래픽 경고 시스템과 같은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시스템이 장착됐다. 폭스바겐 7세대 제타는 지난 15일부터 사전계약을 진행 중이다.

이보다 앞서 2,000만원대 수입차를 국내에 판매하던 브랜드는 토요타와 시트로엥이 존재한다.

토요타가 지난해 국내에 출시한 프리우스C 크로스오버. / 한국토요타자동차
토요타가 지난해 국내에 출시한 프리우스C 크로스오버. / 한국토요타자동차

토요타는 한때 하이브리드 차량의 대명사로 불리던 프리우스의 파생모델 프리우스C와 프리우스C 크로스오버 2종을 2,500만원 정도에 판매 중이다. 프리우스C와 프리우스C 크로스오버는 외관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일 뿐 엔진과 미션(기어) 등 동력계통이나 실내 인테리어가 모두 동일하다. 프리우스C는 2018년 한국시장에 첫 선을 보였으며, 프리우스C 크로스오버는 2019년 국내에 출시됐다.

프리우스C 크로스오버는 프리우스C의 효율성에 역동적인 스타일을 적용해 보다 개성을 강조한 모델이다. 프리우스C와 프리우스C 크로스오버는 모두 콤팩트한 크기의 소형 차량이다. 프리우스C와 크로스오버 모두 다양한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 외관 색상은 두 차종 모두 12가지로 선택을 할 수 있어 보다 다른 차종에 비해 색상 선택이 자유로운 장점이 있다.

프리우스C는 1,497cc의 작은 엔진을 사용하면서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해 약 20㎞/ℓ의 연료효율성을 자랑한다. 2018년 한국 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프리우스C는 데뷔 첫 해 1,180대가 판매되면서 당시 목표치였던 800대를 넘어섰다. 이후 지난해에는 외부 영향으로 인해 판매량이 주춤하면서 506대 판매고를 올렸고, 올해는 3분기까지 215대가 판매됐다. 매년 판매량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토요타 차량 판매대수의 5% 정도는 꾸준히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고, 한일 관계가 회복되면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다시 판매량이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1년 첫 출시된 프리우스C는 2017년까지 글로벌 150만대 이상의 누적 판매를 기록해 토요타 브랜드 중 프리우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판매된 하이브리드 베스트셀링 모델로 꼽힌 바 있다. 일본 본토와 해외에서는 인기가 많은 차량으로 볼 수 있다.

/ 시트로엥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 수입 SUV 중 드문 2,000만원대 차종으로 꼽힌다. / 시트로엥

프랑스 자동차 브랜드인 시트로엥에서는 현재 △C3 에어크로스 SUV △C4 칵투스 등 2가지 차량이 2,0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는 SUV 차종으로, 공간을 효율적으로 설계한 점과 개성적인 디자인을 자랑한다. C3 에어크로스는 1.5ℓ 필·샤인 2가지 트림이 존재한다. 2,000만원대에 구매가 가능한 트림은 기본 트림인 필이다.

C3 에어크로스는 차체를 보호하기 위해 휠하우스와 범퍼 및 도어하단부 몰딩이 적용했으며, LED 시그니처 라이트를 적용했다. 편의사양으로는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과 운전자 주의 경고, 전·후방 주차 센서 및 후방 카메라, 크루즈컨트롤 등이 탑재돼 보다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여기에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미러스크린 기능도 추가돼 있다.

SUV만의 이점도 존재한다. 2열 시트를 앞뒤로 조절할 수 있으며, 2열 등받이 각도도 조절이 가능하다. 또한 2열 시트 폴딩도 4·2·4 형태로 가능하다. 엔진은 유로6.2 기준을 충족하는 고효율 디젤 엔진을 탑재해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면서 복합 기준 14.1㎞/ℓ의 효율성도 잡았다.

시트로엥 C4 칵투스는 기존 판매가가 개소세 3.5% 적용 시 3,208만원 수준이었으나, 현재 프로모션을 적용받으면 2,000만원대 후반에 구매가 가능하다. 편의사양이나 구동계통 등은 모두 C3 에어크로스와 동일하다. 공차 중량은 C3 에어크로스 보다 가벼워 연비는 복합 기준 15.5㎞/ℓ 정도로, 소폭 높게 나타났다.

/ 시트로엥
시트로엥 C4 칵투스. 현재 프로모션을 적용 받으면 2,000만원대 후반에 구매가 가능하다. / 시트로엥

시트로엥 측은 현재 C4 칵투스 모델의 물량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시트로엥 차량이 아직 국내 소비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아 판매량은 다소 낮은 수준이다. 시트로엥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최근 용인에 위치한 롯데몰 수지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고객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섰다. 시트로엥의 올해 9월까지 실적은 739대 판매를 기록했다. 판매대수가 많지는 않지만 전년 동기(621대) 대비 19% 증가해 지난 2018년과 2019년 판매대수가 2년 연속 감소한 것에 비하면 유의미한 성과로 보인다.

이들 외에도 쉐보레와 르노삼성자동차의 차량을 수입차로 분류하면 스펙트럼은 더 넓어진다. 특히 르노삼성 차량은 대부분이 르노 브랜드의 차량을 국내 생산해 판매하거나 프랑스에서 들여오는데, 가격이 2,000만원대부터 형성돼 있다.

SM6는 르노의 탈리스만을, QM6는 꼴레오스, XM3는 아르카나 등 모두 르노 브랜드 차량이다. 여기에 올해에는 소형 SUV 캡처도 들여와 2,000만원대에 판매를 시작했다.

쉐보레는 현재 말리부와 트랙스, 트레일블레이저를 국내 생산해 2,000만원대에 공급하고 있다. 수입판매 모델인 이쿼녹스는 기본 트림 구매 시 2,900만원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일부 브랜드들의 노력으로 2,000만원대 수입차 시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국산 브랜드 차량과 직접적인 경쟁을 할 수 있는 2,000만원대 수입차 시장에서 브랜드들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정확한 타켓팅과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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