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미 애리조나주 프레스콧의 프레스콧 공항에서 선거 유세 연설을 한 뒤 춤추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캠프 참모들과의 전화 회의에서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재앙'이라며 독설을 퍼부었다.'/AP-뉴시스
오는 11월 3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트럼프 캠프와 바이든 캠프 모두 막판 총력전에 나섰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미 애리조나주 프레스콧의 프레스콧 공항에서 선거 유세 연설을 한 뒤 춤추는 모습. /AP-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오는 11월 3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트럼프 캠프와 바이든 캠프 모두 막판 유세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재선에 도전하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낙관론을 펴면서 참모들을 독려하고 있고, 여론조사 및 선거인단 분석에서 우세를 점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자만하면 안 된다며 조심하는 분위기다. 

◇ 트럼프, 격차 줄이기에 나서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선거 데이터를 분석하는 비영리단체 ‘미국선거 프로젝트’는 이날 오후 기준으로 44개주와 워싱턴D.C에서 2,960만명이 우편 또는 직접 출석 투표 방식으로 조기투표(우리의 사전투표와 비슷한 개념)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는 4년 전 지난 대선에 비해 5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같이 조기 투표에 참가한 유권자가 급증한 것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가 반영됐다는 게 로이터의 분석이다. 바이든 후보 측도 펜실베이니아에서 회신된 우편 조기투표 용지의 70%가 민주당원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같은날 로이터와 입소스(여론조사업체)는 6대 경합주(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의 격차가 지난주에 비해 다소 줄었다고 발표했다. 지난주는 바이든 후보가 51%, 트럼프 대통령이 44%로 바이든 후보가 7%p 우세를 보였다.

특히 펜실베이니아(바이든 49%, 트럼프 45%)와 플로리다(49%, 47%)에서 바이든 후보가 여전히 우세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격차가 지난주 조사에 비해 줄어든 결과를 보였다. 펜실베이니아는 선거인단이 20명, 플로리다는 선거인단이 29명이다. 펜실베이니아와 플로리다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경합을 벌이고 있지만, 최근에는 민주당이 경합 우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여론조사 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를 맹추격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현지시간) 미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선 1차 TV 토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P-뉴시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조기투표를 한 유권자들이 지난 2016년 대선에 비해 5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조기투표에 참가한 유권자들은 민주당원이 다수일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선 1차 TV 토론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AP-뉴시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여론조사 상으로 바이든 후보에 뒤처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위스콘신(바이든 51%, 트럼프 43%·선거인단 10명)과 애리조나(50%, 46%·선거인단 11명)는 이전 조사에 비해 격차가 확대됐다. 선거인단이 16명인 미시간(51%, 43%)주도 지난 조사에서는 5%p 차이로 앞섰지만, 이번에는 8%p로 격차를 벌렸다. 

초 경합 양상이 예상되는 노스캐롤라이나(선거인단 15명)은 이전 조사에서 두 후보가 47%로 동률이었지만 이번에는 바이든 48%, 트럼프 47%로 나타났다. 노스캐롤라이나는 지난 40년간 민주당 소속으로 승리를 거둔 유일한 대선 후보가 2008년 버락 오바마 후보일 정도로, 전통적인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지지주)였다. 하지만 해당 지역도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스윙 스테이트(경합주)로 바뀌는 분위기라 이번 대선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지역이 됐다.

◇ ‘현장유세’ 트럼프, ‘방심 금물’ 바이든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감염 치료 이후 현장 유세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중부와 서부 공략에 나선 그는 캠프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2016년 대선이든 이번 대선이든 승리에 관해 가장 기분 좋은 날"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위기감을 애써 무시하고 막판 지지층 결집을 위해 선거운동을 독려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를 범죄자로 몰면서 그의 아들 헌터 바이든 의혹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기자들에게 “드러난 그대로, 그(바이든)는 지은 죄대로 유죄”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부자에 대한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쟁점화하며 반전을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 쿡폴리티컬리포트, 인사이드일렉션스, 크리스털볼 등 초당적 정시분석 기관 수치를 합산한 결과 바이든 후보가 11월 대선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226명을 확보, 125명을 확보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배 가까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주별 선거인단 수로 승패를 가르는 미국 대선에서 전체 538명 중 270명을 확보해야 이기는 것을 감안하면, 바이든 후보가 승리에 더 가까운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유리한 판세 분석에도 민주당원들은 2016년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앞섰지만, 정작 대선일 투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앞선다. 힐러리 후보도 그랬다”며 “민주당원에게 이는 걱정스러운 선거운동 데자뷔”라고 전했다. 

이에 바이든 캠프는 4년 전과 같은 역전패를 우려해 경합주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영화 ‘어벤저스’ 배우들은 20일 바이든 지지 모금 행사에 참석하고, 21일부터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지원 유세를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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