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을 두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테크놀로지(왼쪽)가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오너일가 조현식, 조현범 형제를 검찰에 고소했다.
사명을 두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테크놀로지(왼쪽)가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오너일가 조현식, 조현범 형제를 검찰에 고소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해 사명을 변경한 한국테크놀로지그룹(구 한국타이어그룹)과 상호를 두고 법적분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테크놀로지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조현식 부회장 및 조현범 사장을 검찰에 형사 고소했다. 법원의 상호 사용 금지 결정에도 불구하고 상호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가뜩이나 법원의 잇단 결정으로 난처한 상황에 몰린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더욱 곤혹스럽게 됐다.

◇ 법원 결정마저 외면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한국테크놀로지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0일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조현식, 조현범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으로 검찰에 형사 고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원의 상호 사용 금지 결정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특히 한국테크놀로지 측은 “조현식, 조현범 형제의 배임·횡령 재판, 하청 업체 갈등, 남매간 경영권 분쟁 등 크고 작은 부정적 이슈가 언론에 오르내리며 대외이미지, 주가 등에서 피해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테크놀로지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갈등은 지난해 불거졌다. 종전의 한국타이어그룹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다. 2012년부터 사명을 사용해온 한국테크놀로지는 자사의 이름을 빼앗겼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5월 법원은 한국테크놀로지가 제기한 상호 사용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판교 신사옥에 대해 간판을 가리는 강제집행이 단행되기도 했다. 이에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이의를 제기했으나 법원은 최근 이 또한 기각했다. 

한국테크놀로지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상호가 서로 유사해 오인 및 혼동할 수 있고,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부정한 목적’과 부정경쟁방지법 요건 등이 소명됐다는 게 법원 측 설명이었다.

하지만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이후에도 별다른 조치에 나서지 않았다. 법원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고, 대법원 판단까지 받아보겠다는 입장이 보도를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결국 한국테크놀로지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오너일가 3세 두 형제를 검찰에 고소하며 대응의 수위를 한층 높였다.

한국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상호권 재산 침해를 막는 좋은 선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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