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e스포츠 산업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했으나 현재 부산, 대전, 광주에서 지어지고 있는 e스포츠 경기장이 부실하게 지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는 사진. /라이엇게임즈
정부가 e스포츠 산업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했으나 현재 부산, 대전, 광주에서 지어지고 있는 e스포츠 경기장이 부실하게 지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는 사진. /라이엇게임즈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정부가 e스포츠 산업 활성화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e스포츠 경기장이 부실하게 건설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이 e스포츠 산업 육성을 위해 대규모로 투자하는 등 한국의 e스포츠 입지를 위협하고 있어 보다 전문화, 세분화된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부산을 비롯한 대전, 광주의 e스포츠 상설경기장이 올해 6월 완공을 목표로 지어지고 있었지만 현재는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이 의원실 관계자가 지난 9월말부터 현장을 찾았으나 부산, 대전, 광주 모두 공사가 초기 단계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의원은 이들 지역 모두 외관 공사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은 60억원 중 16억원, 광주는 60억원 중 25억원을 방송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사용한다. 대전의 경우 방송 시스템 구축에 사용되는 비용이 70억원 중 얼마를 사용하는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으나 부산과 비슷한 수준으로 전해졌다.

인테리어와 전기, 소방, 공조, 철거 등을 모두 분리 발주한 점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e스포츠 경기장은 무대, 방송, 관객석의 경험이 함께 맞물리도록 하기 위해 설계와 시공을 일괄 입찰하는 ‘턴키 방식’으로 공사를 발주해야 한다.

이 의원은 “사업 담당자, 건축 사무소가 e스포츠와 관련해 전문성 없이 일반 건축 개념으로 접근하니 보여주기식으로 인테리어만 멋진 경기장이 되는 것”이라며 “전문성과 예산의 배분 적정성이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e스포츠 산업 육성을 약속하고 이렇다 할 관리 및 감독, 예산 배분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빠르게 성장 중인 중국에게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의 한국 입지를 내줘야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나온다.

오는 2022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릴 예정인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중국 정부는 e스포츠 선수단 육성을 위한 투자와 경기장 구축, 산업 발전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에 따라 e스포츠 시장 규모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심천지사가 공개한 최근 5년간 중국 e스포츠산업 시장 규모에 따르면 지난 2016년 7조3,770억원에 달했던 시장은 2018년 16조1,420억원, 지난해 19조4,000억원까지 성장했다. 올해는 23조2,246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게임전문 조사 기업 뉴주에 따르면 글로벌 e스포츠 산업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오는 2022년 규모가 17억9,000만달러(약 2조1,242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중국의 e스포츠 산업 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서고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을 성장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e스포츠 종주국으로 평가받고 있는 한국의 입지에 적잖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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