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가운데)이 차기 대선 출마를 위해 조만간 정치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뉴시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가운데)이 차기 대선 출마를 위해 조만간 정치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차기 대선이 1년 5개월도 채 남지 않으면서 야권 대선주자들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20대 국회 임기 종료 후 경제·복지 관련 저서 집필에 몰두해온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도 조만간 집필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은 내달중 국회의사당 맞은 편 한 빌딩 사무실에서 개소식을 열고 대권 도전을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의원은 본격적인 정치 활동 재개에 앞서 지난 21일에는 공개 행보에 나서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국회를 떠난 이후 SNS 활동 이외에는 공개 행보를 하지 않고 잠행을 이어왔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신환 전 의원 등 자신과 가까운 전현직 의원들이 문을 연 협동조합 카페 ‘하우스’(how's)에 모습을 나타냈다.

유 전 의원은 오신환 전 의원이 하우스를 방문한 자신에게 '여기서 출마 선언 하시라'라고 말하자 “여기 비싸다”며 “여기가 내 대선 캠프라는 소문이 있어서 좋다고 왔는데 아니더라”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내달 26일에는 김무성 전 의원이 주도하는 전현직 의원 모임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에서 강연도 할 예정이다.

유 전 의원은 평소 차기 대권 재도전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5월 26일 자신의 팬카페인 ‘유심초’에 올린 5주년 기념 영상 메시지에서 “내년 2021년 대선 후보 경선, 2022년 3월9일 대통령 선거가 저의 마지막 남은 정치의 도전”이라며 “제가 우리 보수 쪽의 단일후보가 되어 본선에 진출해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반드시 이기겠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유 전 의원은 바른정당 후보로 출마한 지난 대선에서는 6.8%를 얻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24.0%),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21.4%)에 이어 4위를 기록했었다. 

◇ 차기 대권지지율 2%의 한계

유 전 의원이 위기의 보수 진영을 살리고, 대권 재도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한 10월 2주차(8~10일)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결과, 유승민 전 의원의 지지율은 2%에 그쳤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 동률을 기록하며 선두를 지킨 가운데 유 전 의원은 홍준표 무소속 의원·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세훈 전 서울시장(4%)과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3%)보다 낮은 지지율을 보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현재 유 전 의원이 이처럼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정치권에서의 정치적 입지, 경제 분야 전문성 등을 고려했을 때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22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보수진영에서 유승민 전 의원 정도의 정치적 입지를 갖고 있는 인물은 드물다”며 “유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자유로운 분이라는 것이 큰 장점이고 경제적인 식견도 인정되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유 전 의원이 국민의힘의 대선주자로 선출되기에는 당내 세력 기반이 약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비박계 의원들과 탈당해 신당 창당에 나서는 등 국민의힘 기여도가 낮은 점이 약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유 전 의원이 그동안 당에 기여한 바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한계라고 볼 수 있다”며 “또 선거라는 것은 세력과 세력의 싸움인데, 유 전 의원에게 버팀목이 돼 줄 수 있는 당내 세력이 많은 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유 전 의원은 사고의 폭, 주변 인재의 폭이 넓지 않은 것이 약점”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이 강성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 각인돼 있는 ‘탄핵 동조 세력’이라는 이미지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수도권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영남에서는 지지세가 약한 것으로 보이지만 대선주자로서의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보수 진영 지지자들에게는 유 전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큰 원인을 제공했다. 그래서 현재 민주당 집권의 발판이 됐다’라고 하는 심리적 거부감이 아직까지도 상당히 있는 것 같다”며 “그런 부분을 적극적으로 해소하면서 자연스럽게 문재인 정부의 대안 세력으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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