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3일 새벽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마친 후 국회를 나서고 있다. 윤 총장은 이날 정계 진출 가능성을 묻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3일 새벽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마친 후 국회를 나서고 있다. 윤 총장은 이날 정계 진출 가능성을 묻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퇴임 후 정계 진출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으면서 야당 내에서 ‘윤석열 대망론’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윤 총장이 정치를 하더라도 성공하기 어렵다면서 ‘윤석열 때리기’를 이어갔다.

민주당 내에서는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의 대망론을 비꼬는 ‘황나땡’(황교안 나오면 땡큐)에 빗대 ‘윤나땡’이라는 조어까지 만들어 ‘윤석열 대망론’의 의미를 축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신동근 최고위원은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때 ‘황나땡’이라는 말이 있었다. ‘황교안 나오면 땡큐’라는 뜻”이라며 “보수 세력 내에서 박근혜 정부 당시 마지막 국무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을 역임했던 황교안 전 대표의 대망론이 일어났으나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의 책임자라는 낙인이 황교안이라는 인물의 모든 장점을 덮고도 남았다”고 지적했다.

신 최고위원은 “게다가 정치의 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정치 신인이기 때문에 불안과 회의의 시선을 거두기 어려웠다”며 “지난 총선 결과로 ‘황나땡’은 틀리지 않았음이 선명하게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수 세력에서 이번에는 황교안 대망론의 새로운 버전으로 윤석열 대망론이 일고 있나 보다”라며 “상명하복의 문화에 익숙한 이들이 군사정권 하가 아닌 이상 정치의 공간에 잘 적응하고 리더십을 세우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저는 감히 말한다.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지만 만일 그런 상황이 온다면 ‘윤나땡’이라 말하겠다”며 “검찰총장의 역할보다 정치에 더 뜻이 있다면 본인이나 검찰을 위해서도 결단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남국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윤 총장의 ‘퇴임 후 봉사’ 발언에 대해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정치와 관련된 것은 확실하게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어야 됐는데 오히려 논란을 본인이 스스로 자초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김두관 의원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 총장을 향해 “보수언론과 야당이 유력 대권후보로 지지를 보내니 대통령도 장관도 국민도 아무것도 눈에 뵈는 게 없는 게 분명하다”며 “검찰총장이 중립을 팽개친지는 오래고 급기야 검찰을 총장의 정치적 욕망을 위한 사유물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류의 정치검찰이 있는 한 우리 사회의 정의는 사전 속 죽은 단어일 뿐”이라며 “국민이 명령한 검찰개혁을 완수하고 윤석열 총장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윤석열 검찰총장은 최근 정계 진출 가능성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윤 총장은 지난 23일 새벽까지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임기를 마치고 나면 정치를 하실 생각이 있냐”고 묻자 “지금은 내 직무를 다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고, 향후 거취를 얘기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다만 퇴임해 소임을 다 마치고 나면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그런 방법은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도읍 의원이 “국민에 대한 봉사 방법에 정치도 들어가느냐”고 다시 묻자 “그건 제가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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