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상장한 빅히트가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5일 상장한 빅히트가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았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가 상장한지 어느덧 보름, 거래일 기준으로도 열흘이 지났다. 상장 첫날 ‘따상’으로 35만1,000만원을 터치했던 주가는 그 사이 15만원대까지 추락한 모습이다. 이제는 공모가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빅히트를 향했던 뜨거운 열기가 싸늘하게 식은 가운데, 향후 주가 행보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빅히트 주가는 어디로 향하게 될까.

◇ 상장 열흘 만에… ‘따상’에서 ‘반토막’ 아래로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의 뒤를 이어 공모주 흥행 열풍을 이어간 빅히트는 지난 15일 상장 첫날부터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공모가의 두 배에 시초가가 형성돼 장이 열리자마자 상한가에 도달하며 ‘따상’에 성공했지만, 찰나에 불과했다. 이후 줄곧 아래로 향한 주가는 시초가 대비 4.4% 하락해 첫날 장을 마감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빅히트는 이날부터 지난 21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하락폭도 상당했다. 상장 둘째 날인 지난 16일 전일 대비 22.2% 하락하는 등 21일까지 30.6%나 내려앉았다. 

22일엔 처음으로 전일 대비 상승한 주가로 장을 마감했으나 상승폭은 0.5%로 초라했다. 상승세도 이어지지 않았다. 23일과 26일엔 다시 전일 대비 4.1%, 9.5% 하락했다. 27일엔 전일 대비 4.1% 상승하며 상장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으나, 역시 다음날인 28일엔 다시 2.4% 하락했다.

29일에도 이러한 흐름엔 변화가 없었다. 이날 빅히트 주가는 소폭의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결국 0.9% 하락한 15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제는 공모가도 멀지 않았다. 15%가량 더 떨어지면 공모가마저 무너지게 된다. 

이처럼 상장 이후 10거래일 동안 빅히트 주가는 35만1,000원까지 올랐다가 15만원대로 내려앉은 상황이다. 최저가는 15만2,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불과 10거래일 사이에 주가가 50% 이상 하락한 셈이다. 12조4,800억원까지 치솟으며 코스피 27위를 차지했던 시가총액도 무려 7조원이 증발해 5조원대가 됐다. 

빅히트 주가가 기대와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역시 ‘개미 투자자’다. 대출, 등록금, 내집마련 자금 등을 끌어 모아 주식을 사들였던 이들은 빅히트 주가가 상장 첫날부터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은 물론, “주식은 환불 안 되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반면, 일찌감치 빅히트 주식을 보유해온 이들은 거액을 거머쥐었다. 빅히트 3대 주주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상장 첫날 빅히트 주식 19만6,177주를 매도해 600억원 가량을 현금화했다. 주당 처분 단가는 31만2,874원이었다.

빅히트 4대 주주 메인스톤과 메인스톤의 특별관계인인 이스톤 제1호 사모투자 합자회사는 상장 후 4거래일 동안 빅히트 주식 158만주를 매도해 3,600억원 가량을 현금화했다. 평균 매도 단가는 23만원 수준이었다.

또한 외국인과 기관 역시 상장 이후 수천억원대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해오고 있다.

◇ 소속 아티스트 활동 기지개… 보호예수 해제 ‘변수’

이런 가운데, 빅히트 향후 주가 행보에 대해선 여전히 전망이 엇갈린다. 

먼저, ‘거품 논란’이 실제로 입증된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당분간 주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증권업계와 언론의 지나친 띄워주기는 물론 빅히트의 소극적인 주가관리에 대한 책임론까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장밋빛 희망’을 제시하는 목소리도 계속되고 있다. 주가가 어느 정도 조정기간을 거친데다, BTS에 이어 다른 소속 아티스트들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면서 주가 반등의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빅히트는 최근 새 앨범을 발표한 세븐틴이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여자친구 또한 새 앨범을 내놓았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역시 출격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신인그룹 엔하이픈이 다음 달 데뷔한다.

다만, 빅히트는 주가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를 남겨놓고 있다. 바로 보호예수기간 해제다. 공모청약에서 의무보유확약을 걸었던 기관 매물이 조만간 줄줄이 풀린다. 오는 30일엔 15일 의무보유확약 물량이, 다음달 14일엔 한 달 의무보유확약 물량이 시장에 풀릴 수 있다. 총 152만주에 달하는 물량이라는 점에서 주가가 재차 크게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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