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김태호 무소속 의원이 대선 주자로 출마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강력한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가운데 야권 주자들의 출마 선언도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망론'이 야권의 대선 판도를 흔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태호 무소속 의원은 29일 서울 마포구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세미나에서 대권 출마를 시사했다. 김 의원은 “지독한 진영 논리를 극복하고자 하는 모든 세력이 함께하는 범야권 연합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섬기는 길이라는 간단치 않은 길을 가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오 전 시장은 “수도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후보에게 포럼 선배님들이 조금만 힘을 보태 달라”며 이같은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앞선 15일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우리 팀 대표 선수로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야권 잠룡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도 서서히 몸풀기에 들어선 모양새다. 유 전 의원과 안 대표 모두 내달 마포포럼 강연자로 나설 예정이다. 이들의 대권 출마 선언이 얼마남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1일 오신환 전 의원 등과 함께 문을 연 협동조합 카페 ‘하우스’(how's)를 찾으면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지난달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주도하는 미래혁신포럼에서 강연했던 안 대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부인해 대선 직행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야권 대선 주자로서의 입지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야권의 판도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시스

◇ 윤석열, 야권 대선판 흔들까

차기 대선까지 1년 5개월 가량 남은 상황에서 야권 잠룡들의 몸풀기는 빠르게 진행되는 모양새다. 그간 ‘인물난’을 지적받았던 상황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망론’이 불거진 것도 이같은 분위기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윤 총장은 정치는 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지만, 최근 국정감사에서 정계 진출 가능성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면서 미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야권의 기대감으로 드러나고 있다. 데일리안의 의뢰로 알앤써치가 지난 25일부터 26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총장은 15.1%를 얻어 지지율 3위를 기록했다. 지난 8월 조사보다 1%p 오른 수치다. 더욱이 야권 잠룡인 홍준표 무소속 의원(6.8%),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5.8%), 오세훈 전 서울시장(3.1%), 유승민 전 의원(3.0%), 황교안 전 대표(2.5%)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28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메기효과'라는 게 있지 않나”라며 “많은 분이 야권 후보들의 활동력이 좀 부실하다고 보는 입장에서 메기가 들어와서 확 휘젓고 다니면 서로 자극 효과도 있고 판을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이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소속 대권 주자들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며 “국감 중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해 직공을 퍼부으니 시원하다는 느낌에서 지지하는 것인데 이 같은 일들을 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전문가는 윤 총장과 대권을 연결시키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현재 대권 주자들의 시간표는 정계 개편의 변곡점이 될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야권 주자들이 몸풀기에 나선 것도 이런 관점에서 평가해야 한다고 보았다.

황 평론가는 “내년 4월 재보궐 선거가 없으면 빠르다는 느낌이 들지만, 이번 재보궐 선거가 일종의 예비고사인 만큼 역할을 해야한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각 주자들이) 내 행보가 대선 행보라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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