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와 오픈마켓 등 유통업체들이 즉석밥 PB를 내놓으며 HMR 강화에 나서고 있다. / 홈플러스. 11번가
대형마트와 오픈마켓 등 유통업체들이 즉석밥 PB를 내놓으며 HMR 강화에 나서고 있다. / 홈플러스. 11번가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코로나19로 수요가 늘고 있는 즉석밥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대형마트와 오픈마켓 등 유통업체들이 자체브랜드(PB)을 내놓으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식품업체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1번가는 지난 29일 생산농가와 제조사와 손잡고 즉석밥인 ‘갓반’을 내놓았다. 제품명 ‘갓반’은 가마솥에서 ‘갓 지은’ 찰지고 부드러운 밥이라는 뜻과, ‘god밥’(최고의 밥) 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담았다.

11번가는 “경기 김포 쌀을 생산하는 지역농가 ‘김포금쌀네트워크(농촌융복합산업)’와 즉석식품 제조 노하우를 가진 제조업체인 ‘시아스’와 협업했고 업체 선정부터 제품 개발, 패키지 디자인, 마케팅 전 과정에 MD가 직접 참여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대형마트에서 즉석밥 PB를 내놓은 적은 있지만, 오픈마켓에서 관련 상품을 내놓은 건 이례적이다. 코로나19와 1인 가구 증가로 대표적인 HMR인 즉석밥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한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즉석밥 시장규모는 약 2,1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커진 것으로 알려진다.

대형마트도 즉석밥 PB 육성에 나서고 있다. 이달 HMR 강화 차원에서 ‘홈플러스 시그니처 햅쌀밥’을 선보였다.

즉석밥 PB의 확산은 소비자 입장에서 반길 일이다. 압도적인 점유율로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햇반’(71%)과 그 뒤를 잇고 있는 ‘오뚜기밥’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물가 부담을 덜 수 있는 대안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오뚜기는 즉석밥 3종의 가격을 평균 8% 인상한 바 있다.

쌀값도 꿈틀대고 있다. 올해 한 달 가까이 이어진 장마와 태풍으로 작황이 부진해 쌀 소매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3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9일 기준 쌀 20Kg의 소매가는 5만776원으로 1년 전(4만6,920원)에 비해 8% 가량 올랐다. 이로 인해 원자재 가격 상승을 명분 삼아 식품업체들이 즉석밥 가격 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즉석밥 시장은 해마다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며 날로 그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면서 “유명 제품들의 영향력이 워낙 강해 PB가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기는 힘들겠지만, 대체제로서 어느 정도 제 역할을 할 것이다. 또 식품사들이 쉽사리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견제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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