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두고 당 안팎에서 압박이 거세지는 분위기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내년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군 찾기가 달아 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이 전날(29일) 서울‧부산시장 후보 공천을 기정사실화 하면서 더욱 분주해진 모양새다. 2022년 대선의 ‘전초전’으로 평가받는 상황에서 야권은 서울시장 탈환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서울시장 출마를 거부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둘러싸고 당 안팎에서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서울시장 후보로 안 대표가 꾸준히 거론돼 왔다. 더욱이 국민의당 내에서도 ′서울시장 거부′에 대한 반발기류가 새어 나왔다.

주이삭 국민의당 서대문구의원은 30일 탈당을 선언했다. 주 구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재도전을 위한 재신뢰의 마지막 기회가 곧 다가올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안 대표가 당선돼 유능한 정치 세력임을 국민께 입증하는 것이라고 여겼다”며 “안 대표 스스로 ‘서울시장에 절대 안 나간다’고 말한 인터뷰를 기사를 접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탈당의 변을 남겼다.

안 대표는 지난 20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해 “생각이 없다고 여러 번 말했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전국여성대회에 참석해서도 기자들의 질문에 “(서울시장 출마에) 생각이 없었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자연스럽게 안 대표의 ‘대권 직행’ 의사로 연결됐다.

이에 대해 주 구의원은 “유력 정치인이 스스로 재신뢰 기회를 버리며 판도 흔들 줄 모르는 정당에서 더 이상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번 탈당이 안 대표의 의사에 ‘반기’를 든 모양새로 비춰지면서 정치권에서는 당내 이견이 분출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주 구의원은 새정치추진위원회에서 첫 정치 활동을 시작하면서 안 대표와 연을 맺었다. 이후 안 대표와 함께 바른미래당, 국민의당으로 적을 옮겼다. 국민의당에서 공보팀장, 부대변인 등을 맡았다.

국민의힘 역시 안 대표 끌어들이기에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지만, 안 대표는 여전히 신중 모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뉴시스

◇ 안철수, 야권 혁신이 우선

안 대표는 그간 꾸준히 서울시장 후보로 하마평에 올랐다. 적절한 후보군이 없는 야권에서 안 대표는 여전히 매력적인 카드다. 이렇다 보니 당 밖에서 안 대표를 끌어당기는 힘도 거셌다. 국민의힘은 연일 안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지난 28일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향해 안 대표를 만나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안 대표는 여전히 신중 모드를 유지하는 상황이다. 그간 꾸준히 강조해 왔던 ‘야권 혁신’이 우선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홍경희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기초의원의 탈당은 어디까지 정치적 활동의 연장선이라고 보고 있고 그 이상의 해석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 역시 “주 구의원이 당 분위기를 모르는 것 같다”며 “당사자하고 서울시장 선거의 상관관계는 많이 떨어진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선거라는 게 본인이 원하고 나간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라며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간다 해버리면 국민들의 선택이 멀어진다는 게 안 대표의 본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야권의 변화가 이뤄졌다고 판단된다면 또 다른 가능성이 열릴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른 국민의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죽었다 깨어나도 서울시장에 안 나가겠다는 건 아니다”라며 “전체적인 컨센서스(합의)가 형성돼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기 위해 서울시장에 나섰으면 좋겠다 하면 본인이 헌신해야 할 문제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그런 여건이 무르익은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