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다중채널네트워크(MCN) 기업 '샌드박스 네트워크'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기존에 해오던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 제작 사업에 자체 투자 및 제작 역량 강화에 힘쓸것이라는 전망과 정반대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시스
넥슨이 다중채널네트워크(MCN) 기업 '샌드박스 네트워크'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기존에 해오던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 제작 사업에 자체 투자 및 제작 역량 강화에 힘쓸 것이라는 전망과 사뭇 다른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넥슨이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 제작 역량 및 노하우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필수 요소로 자리잡기 시작한 만큼 업계 중 입지 선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 샌드박스 네트워크에 전략적 투자… “시너지 기대”

넥슨은 다중채널네트워크(MCN)기업 ‘샌드박스 네트워크’와 양사간 파트너십 강화를 목적으로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MCN은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 인플루언서를 지원하는 일종의 매니지먼트다.

샌드박스 네트워크는 유튜브, 틱톡, 트위치 등 디지털 기반 채널에서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 제작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MCN 기업으로 유병재, 도티, 라온, 선바, 침&펄 등 유명 크리에이터, 인플루언서가 다수 소속돼 있다.

양사는 이번 투자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물적‧인적 자원을 활용해 전략적 협업 관계를 구축하고 지식재산권(IP)을 결합한 다양한 콘텐츠 제작 및 게임 인플루언서 육성 등 다각적 측면에서 새로운 시도들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용자들을 위한 게임 콘텐츠를 제작하고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게임 콘텐츠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시너지를 발휘하는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유튜브 등 온라인 동영상 채널을 통해 여러 콘텐츠를 선보였던 넥슨의 MCN 기업 투자 소식에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 자체 제작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 투자할 것이라는 전망과 사뭇 다른 행보를 보여서다.

넥슨은 자사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 IP를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 콘텐츠 축제인 ‘네코제’도 올해는 유튜브 등을 통해 진행했고 올해 온라인으로 열리는 ‘지스타 2020’ 참가를 결정하고 이용자들을 위한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그러나 최근 퀄리티 높은 영상들이 적지 않고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 다양한 장르의 크리에이터 및 인플루언서를 보유하고 있는 MCN 기업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 인플루언서 영향력 막강… 온라인 동영상 시장 공략 박차

유튜브 등 온라인 동영상 채널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 규모는 해를 거듭할수록 상승세를 타고 있고 국내 게임 산업계에서는 진입을 망설이고 있는 분야여서 넥슨의 입지 선점 행보를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온라인 동영상 채널은 단연 ‘유튜브’다. 모바일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5월 안드로이드 기준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3,294만명이다. 지난 9월 MAU는 4,319만명으로 집계됐다.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 시장도 동반 성장 중이다. 미국의 글로벌 마케팅 업체 미디어킥스는 지난 2015년 567억원 규모에 달했던 인플루언서 마케팅 규모는 올해 1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인플루언서와 함께 제작하는 콘텐츠로 기업들이 취하는 이익 규모 등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인지도 및 매출 상승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러한 상황에 MCN 기업 투자에 나선 것은 넥슨 뿐만은 아니다. 넵튠은 넥슨보다 앞서 샌드박스 네트워크에 100억원을 투자했고 컴투스는 유망 MCN 기업 ‘클레버이앤엠’의 지분 30%를 인수했다.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 제작 역량 및 노하우가 부족한데다가 직접 인플루언서를 육성하는데 소요되는 시간, 비용 등을 고려하면 MCN 기업을 통한 시장 진출이 유리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여기에 국내 게임사 중에서 시장 입지를 먼저 선점하고 경쟁력을 갖추는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 외에 넥슨이 단순히 샌드박스 네트워크 소속 크리에이터 및 인플루언서들과 전략적 마케팅을 전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게임 산업 맞춤형 인플루언서를 육성한다는 점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 시장 규모는 날로 성장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누리고 성공할 수 있는지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며 “콘텐츠 제작, 인플루언서 육성 등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단축시키는 한편 독자적인 콘텐츠 생산과 게임을 전문으로 하는 인플루언서 육성 계획은 경쟁사들 대비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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