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노선 목적지 없는 비행 상품 검토… 면세점 이용 가능 시 수요↑ 전망

/ 에어부산
항공업계가 속속 ‘목적지 없는 비행’ 상품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 사진은 10월 30일 운항한 에어부산 ‘목적지 없는 비행’ 항공편(BX8930)에서 바라본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과 광안대교 모습. / 에어부산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최근 국내 항공사들이 코로나19로 어려운 나날을 보내는 가운데 ‘목적지 없는 비행’ 상품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려 눈길을 끈다.

‘목적지 없는 비행’은 지난달 23일 제주항공이 국내 항공사 중 처음으로 선보인 상품이다. 이후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등도 목적지 없는 비행 상품을 속속 진행했으며,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1일까지 7건의 비행이 이뤄졌다.

이 상품을 이용한 승객은 총 1,320명으로, 탑승률은 84.99%에 달했다. 그간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을 가지 못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달 23일 가장 먼저 목적지 없는 비행 상품을 운항한 제주항공은 운용좌석 121석 완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를 감안해 B737-800 기재 좌석을 소폭 줄여 운항하긴 했으나, 수요를 확인한 셈이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은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A380 항공기로 국내 상공을 관광 비행하는 ‘A380 한반도 일주 비행’을 총 네 차례 운항했다. 아시아나항공은 A380-800의 좌석 495석 중 298석만 운용했으며, 4회 비행간 탑승객 수는 △245명 △200명 △258명 △285명 등으로 집계됐다.

아시아나항공의 ‘A380 한반도 일주 비행’은 인천공항을 이륙해 강릉, 포항, 김해, 제주 상공을 비행하고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대형항공기를 운용한 만큼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으로 책정됐음에도 매 운항에는 200명 이상의 승객이 탑승했고, 네 번째 비행에서는 95.6% 탑승률을 달성했다.

에어부산도 지난달 30일, 31일 이틀간 A321LR 기재를 띄워 목적지 없는 비행을 운항했다. 에어부산 역시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총 좌석 220석보다 100석 축소된 120석만 운용했다. 30일과 31일 각각 113명과 98명의 승객이 탑승해 탑승률은 94.2%, 81.7%로 나타났다. 

경영난 타개를 위해 목적지 없는 비행체험을 잇달아 실시한 결과 평균 85%의 높은 탑승률을 기록한 것은 유의미한 성과다. 항공업계 측에서는 ‘목적지 없는 비행’이 매출 증대는 물론, 침체된 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목적지 없는 비행은 항공사 측에서도 이득으로 작용한다. 높은 수요와 매출 증대 효과에 그동안 목적지 없는 비행을 운항하지 않던 대한항공과 진에어도 관련 프로그램 추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예상보다 많은 수요에 항공업계에서는 국내 상품뿐만 아니라 단거리 국제선 노선을 활용한 비행 상품도 개발 중이다. 국제선 관광은 정부의 면세점 이용 허가가 난 뒤에 이뤄질 전망이다. 이 경우 기내 면세품, 공항면세점 이용 고객의 수요도 추가로 흡수할 수 있어 항공사들의 기대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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