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한 한식당에서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략 관련 의견 수렴차 서울지역 당 중진 정치인들과 만찬 회동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김 위원장, 나경원, 김성태, 김용태, 이혜훈, 박진, 권영세, 오세훈. /뉴시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한 한식당에서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략 관련 의견 수렴차 서울지역 당 중진 정치인들과 만찬 회동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김 위원장, 나경원, 김성태, 김용태, 이혜훈, 박진, 권영세, 오세훈.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내년 4·7 보궐선거를 약 5개월 앞두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군 윤곽이 잡혀가는 모습이다.

그간 서울시장 야권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이들이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으면서 인물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도부가 최근 후보 구체화 작업에 나서면서 출마 의중을 드러내는 인사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출마 여부는 선거판을 요동치게 할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서울시장 탈환을 위해 국민의당과 연대 및 안 대표의 경선 참여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 김종인 회동 효과? 출마 의지 보인 이혜훈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2일) 서울 모처 한식당에서 서울시장 후보군에 오르내리는 당 전현직 의원들과 만찬을 가졌다.

보궐선거 전략을 비롯해 당내 유력 후보군들의 의중을 들으려는 취지였다. 만찬에는 권영세·박진 의원과 김성태·김용태·나경원·이혜훈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만찬 직후 “참석하신 분 중에 서울시장 후보를 생각하는 분이 몇 분 있겠지만 경선룰이 확정되면 각자 뭘 해야 할지 알 것”이라며 “후보 선출에 큰 잡음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찬에서 주 원내대표는 2주 후 다시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당 지도부가 경선룰 작업이 마무리된 시점에 다시 후보군의 구체적 입장을 청취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만찬 회동’ 효과였는지 즉각 출마 의지를 보인 후보가 나왔다. 이혜훈 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주변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권유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어 권유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고, 거의 고민의 막바지에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서울은 특별히 제가 관심이 있는 곳이자 오래 국회의원을 해왔던 곳”이라며 “집값과 세금, 자영업자 폐업 속출 문제, 생계 절벽에 내몰린 자영업자들 문제가 가장 절박하다”고 했다.

만찬에 참여했던 나경원 전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 정치'에 열중하고 있다. 지난 5월 20대 국회 임기를 마무리한 뒤 근황을 알리는 수준에 그쳤지만, 지난 9월 ‘패스트트랙 충돌’ 재판을 기점으로 다양한 정치현안에 입장을 내며 소통 폭을 넓히고 있다.

또 보궐선거가 전직 남성 시장들의 성추행 사건에 의한 궐위로 치러지기 때문에 나 전 원내대표가 다소 유리할 수 있는 여성 후보인 데다 4선·전 원내대표 경력으로 당내 후보군 중 압도적 인지도를 가졌다는 평가다.

지난달 14일 사무총장직을 내려놓은 김선동 전 의원도 서울시장 출마 의지를 가진 것으로 확실시된다. 사무총장은 당연직으로 경선준비위원회 부위원장에 참여하게 되는데, 선거에 출마할 경우 '심판이 선수를 겸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김 전 의원) 스스로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가겠다는 결심을 세운 것 같다”고 했다.

그밖에 윤희숙 의원·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오신환 전 의원·조은희 서초구청장 등이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최근 일부 후보군 의중이 수면 위로 나타나는 기류, 경선룰 확정 또한 머지 않은 것을 감안할 때 이른 시일 내 교통정리 가능성이 적지 않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일 오전 제50차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225호에서 개회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일 오전 제50차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225호에서 개회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 경선 장벽 낮추는 국민의힘

국민의힘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당 외 인사들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 등 당 밖 야권 유력주자들의 경선 참여 장벽을 낮추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지난달 12일 여당에 한발 앞서 보궐선거 경선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킨 국민의당은 국민 의사를 대폭 반영한 경선 규칙을 검토 중이다.

기존 당원·국민 5:5 비율에서 당원 비율을 낮추고 국민 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적게는 당원 3, 국민 7에서 국민 비율을 8까지 높이는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원 반영비율이 낮아질수록 외부인사 영입, 나아가 야권연대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상대적으로 불만이 가중될 수 있는 당내 갈등 단속은 필수다.

안 대표가 경선에 참여한다면 야권연대가 전제되면서 국민적 관심도 역시 올라가는 효과가 예상되지만 정작 안 대표의 출마 여부가 불확실하다. 안 대표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서울시장 출마에 선을 그어왔다.

하지만 권은희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 “제로와 무조건은 지금 정치 지도자들이 (결정)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출마 여지를 남겨뒀다.

권 원내대표는 “안 대표의 지금 결심이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야권을 판단, 신뢰하는 정도가 의미가 있고 시민들의 판단 속에 안 대표의 결정은 상호 소통하며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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