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던 이른바 '맥도날드 햄버거병 사건'과 관련해 재수사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 시사위크
검찰이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던 이른바 '맥도날드 햄버거병 사건'과 관련해 재수사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 시사위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파란 눈’의 CEO를 재등판시키며 환골탈태 중인 맥도날드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잡힌 줄 알았던 햄버거병 악몽의 불씨가 다시 살아나면서 앤토니 마티네즈 대표의 혁신 드라이브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무혐의 처분 내린 검찰, 맥도날드 다시 정조준

맥도날드의 ‘햄버거병’을 둘러싼 논란이 3년 만에 재점화 될 양상이다. 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려 신장장애 2급 판정을 받은 한 어린이의 발병 원인이 맥도날드 제품이라는 주장에 대해 증거불충분 결론을 내렸던 검찰이 다시 맥도날드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서울중앙지검 수사관들이 서울 종로구 한국맥도날드 사무실을 찾아 식자재 관리 장부 등 내부 문건을 확보해갔다. 이날 압수수색은 지난해 1월 ‘정치하는 엄마들’ 등 시민단체가 한국맥도날드를 식품위생법 위반 및 업무상 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고발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단체는 추후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질병관리본부 등에 발병 사실을 신고했으나 모두 묵살당했다”며 정부와 맥도날드를 성토한 바 있다.

2018년 검찰이 사건을 사실상 종결 시킨 후에도 햄버거병 의혹은 완전히 사그라들지 않았다. 시민단체는 물론 언론과 정치권에서 지속적으로 관련 의혹을 제기해 왔다. 지난해 4월 무렵에는 검찰 수사를 받은 전 맥도날드 점장이 한 종편 방송을 통해 자신의 진술이 잘못됐다며 번복의사를 밝혔다. 회사 법무팀 변호사가 배석한 자리에서 진술한 내용과 달리, 조리 과정에서 언덕쿡(패티가 덜 익은 상태) 현상이 종종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맥도날드가 햄버거병 수사 과정에서 직원에게 허위진술을 요구했다”고 말하자, 윤 총장은 “허위진술 교사가 있었다면 검찰에서 철저히 수사를 안 할 이유가 없다”며 재수사 의지를 보였다.

관련 의혹이 재기 될 때마다 무혐의 처분을 받고 종결된 사안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온 맥도날드는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지면서 바짝 긴장하게 됐다. 올해 다시 외국인 CEO 체제로 복귀하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만전을 기해오고 있는 상황에서 악몽이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1월 부임한 앤토니 마티네즈 대표는 품질개선 작업에 착수해 맥도날드의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베스트버거’를 아시아 최초로 도입했다. 버거의 맛을 좌우하는 번과 패티 등 핵심 재료에 변화를 줘 소비자들로부터 ‘달라졌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또 최근엔 퀵서비스 레스토랑 업계 최초로 전국 매장에 건강한 식재료로 각광받고 있는 해바라기유를 도입하는 통 큰 투자를 감행했다. 품질 개선과 함께 친환경 정책도 강화하며 착한 기업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5년 내로 모든 포장재를 재생 가능하거나 재활용된 원자재를 사용하고, 딜리버리 용 바이크를 무공해 친환경 바이크로 교체하기로 했다.

검찰 수사 방향에 따라 맥도날드가 숨가쁘게 진행해 온 혁신 노력들의 빛이 바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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