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은지 BAT코리아 사장이 창립 30주년을 맞아 회사의 사업 목표를 발표하고 있다. / 범찬희 기자
5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은지 BAT코리아 사장이 창립 30주년을 맞아 회사의 사업 목표를 발표하고 있다. / 범찬희 기자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BAT코리아가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논란을 해소하는데 팔을 걷어붙였다. BAT코리아는 자사 궐련형 전자담배인 글로(glo)의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소비자 불안을 해소함과 동시에, ‘비연소 제품군 5,000만 소비자 확보’라는 그룹의 장기 목표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 “글로, 금연만큼 안전”… 자신감 드러낸 BAT

BAT코리아는 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의 과학연구 성과를 외부에 공개했다. 이날 발표는 지난해 영국 본사에서 이뤄진 글로 장기 임상시험 연구의 초기 3개월 분석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 연구결과는 BAT의 한국법인 설립 30주년을 기념해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돼 그 의미를 더했다.

이날 BAT코리아는 글로가 잠재적 위해성 저감 제품에 부합한다는 데 확고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일반 연초 담배를 피우다 글로로 전환한 흡연자가 3개월 만에 유해성분에 노출되는 빈도가 현격하게 감소한 결과를 공개했다. 영상 화면을 통해 아넷 댈림플(Annette Dalrymple) BAT R&D 선임 연구원은 “글로로 인한 치아 변색과 피부 위생에 미치는 영향이 일반 대기 수준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과는 ‘제품 전환시 금연과 유사한 수준의 결과가 도출돼야 한다’는 전 세계 공중보건 기관에서 정의하는 위해성 저감 담배 제품 기준에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BAT코리아는 일본에서 이뤄진 인구통계 분석 결과로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일본의 센다이와 도쿄, 오사카 지역 흡연자 4,500명을 대상으로 기침, 호흡곤란, 피로도 등 ‘삶의 질’ 점수를 매겨 임상시험에 부합하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특히 글로로 전환한 그룹은 금연그룹과 유사한 수준으로 기침 증상이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BAT 위해저감 제품연구를 총괄하는 제임스 머피 박사(Dr. James Murphy)는 “위해성이 낮은 대안 제품을 모색하는 흡연자에게 중요한 근거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초기 임상연구 결과는 대단히 고무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발표는 글로의 장기 임상시험 연구의 초기 3개월 동안의 중간 결과물로 최종 결과는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BAT코리아 측은 이번 연구는 자사 제품인 글로에만 한정된 것이지, 경쟁사 제품까지 포함한 전체 궐련형 전자담배를 대변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글로의 점유율이 소폭 상승한 것에 대해 고무적이라고 평가한 김 사장은 한국 법인의 인재를 세계로 보내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 범찬희 기자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글로의 점유율이 소폭 상승한 것에 대해 고무적이라고 평가한 김 사장은 한국 법인의 인재를 세계로 보내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 범찬희 기자

◇ 취임 100일 김은지 “점유율 상승 고무적이지만 만족 안 해”

이날 간담회는 BAT코리아 김은지 사장의 첫 공개행보라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던힐 브랜드 매니저와 국내영업총괄, 인도네시아 브랜드총괄 임원을 거쳐 지난 7월 BAT코리아 CEO에 오른 그는 복수의 ‘최초’ 타이틀이 붙으며 화제성을 입증한 인물이다. ‘BAT코리아 첫 한국인 CEO’와 ‘담배 업계 최초의 여성 CEO’가 그것이다. “영어 프레젠테이션이 익숙해 오늘 자리가 떨린다”며 운을 뗀 김 사장은 차분히 창립 30주년을 맞은 BAT코리아의 비전을 소개했다.

우선 오는 2030년까지 비연소 제품군 소비자를 5,000만명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재확인시켰다. BAT코리아에 따르면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로 대표되는 비연소 제품군을 이용하는 흡연자는 전 세계에 약 1,300만명 수준. 사측은 연말까지 해당 수치가 1,400만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사장은 “이를 위해 한국와 일본이 위치한 동북아시아 시장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목표치 달성을 위한 국가별 할당량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 80%에 육박하는 비중으로 여전히 담배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일반 궐련형 부문에서는 던힐의 강력한 브랜드로 입지를 견고히 하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아울러 지역 사회와 친환경에 방점을 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가치를 실현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복안이다. 뿐만 아니라 그룹 내에서 BAT코리아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현재 영국 본사를 포함해 해외에서 근무하는 인원이 40명이 넘는다”면서 “김혜인 사장이 BAT그룹 이사회 멤버다. 한국의 인재를 국내에서만 활용하는 게 아니라 세계로 보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사장은 최근의 경영 성과에 관해서도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지난 연말 11.97%이던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이 최근 12.19%로 늘었고, 같은 기간 글로의 점유율도 5.15%에서 6.44%로 증가했다”면서 “잠재적 위해성 저감 제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개선되며 글로 프로가 좋은 반응을 얻었던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경쟁사에 뒤쳐져 있다는 지적에는 “그렇다고 여기서 만족한다는 뜻은 아니다”고 웃어보였다.

취임 100일을 맞은 소회와 함께 약 두 달간 남은 올해 사업년도의 목표에 관해서는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성장하고 있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그룹에서도 인정받은 사천공장이 올해 연간 수출 4억불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 된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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