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지난 4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지역균형뉴딜 현장최고위원회 및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촉구하는 지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 문제가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지난 4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지역균형뉴딜 현장최고위원회 및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촉구하는 지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 문제가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부산 지역 정가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당헌 개정을 통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 방침을 확정짓고 ‘4·7 재보궐선거 선거기획단’을 구성하는 등 선거 준비에 본격 돌입했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는 부산시장 후보로 최인호·박재호 의원 등과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 김해영 전 의원, 박인영 부산시의원,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차출론이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명시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인사는 없다.

◇ 아직 명시적 ‘출마 선언’ 없어

3선 의원과 문재인 정부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김영춘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출마 여부와 관련해 “제 의사와 상관없이 언론에서 거론하고 있는 그런 이야기”라며 즉답을 피했다.

지난 4‧15총선 때 ‘부산 연제구’에 출마했으나 재선 도전에 실패한 김해영 전 의원도 언론을 통해 “시민 의견을 잘 반영해서 결정하겠다”고 말을 아끼고 있다.

제8대 부산시의회 전반기 의장을 지낸 박인영 시의원도 “고민 중”이라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변성완 권한대행은 지난달 부산시 국정감사에서 출마 의사를 묻는 질문에 “그럴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후보 중에는 김영춘 사무총장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기관 ㈜싸이리서치가 프라임경제의 의뢰를 받아 지난달 16~17일 양일간 부산시민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결과, 김영춘 사무총장이 17.4%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뒤이어 박인영 부산시의원 10.9%, 김해영 전 의원 9.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아시아경제 영남본부와 경남매일‧시사경남 등 3개 언론사가 공동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PNR-㈜피플네트웍스 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월 28일 실시한 부산시장 보궐선거 관련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에서는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여야를 합친 전체 후보 지지도에서 가장 높은 19.6%로 나타났다.

뒤이어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15.3%), 김영춘 사무총장(13.1%), 오규석 기장군수(9.4%), 김해영 전 의원(5.8%), 변성완 권한대행(5.2%), 이진복 전 국민의힘 의원(4.5%) 순으로 나타났다.

여권 후보 지지도에서는 김영춘 사무총장이 20.3%로 가장 높았고 뒤이어 김해영 전 의원(11.1%), 변성완 권한대행(7.3%), 박재호 의원(5.4%) 순으로 나타났다.

◇ 부산시장 보선, 총선 득표율서 벗어나진 않을 것

민주당의 귀책 사유로 보궐선거가 치러짐에도 당헌을 개정하면서까지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공천하기로 방침을 확정한 것은 선거 1년 후 곧바로 대선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전국 민심의 바로미터인 서울과 PK(부산·울산·경남) 전략지인 부산에서 승기를 잡아야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과 마찬가지로 부산 민심도 좋지 않기 때문에 민주당으로서는 필승 전략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이번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성 비위’를 일으킨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자진 사퇴하면서 치러지게 됐다. 야당은 ‘오거돈 쇼크’를 적극 활용해 ‘민주당 심판론’을 제기하며 민심을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현재 나타나고 있는 민심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필승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민주당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벌써부터 ‘패배 의식’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실시한 11월 1주차(2∼4일)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2.5%p) PK에서 민주당(28.0%)은 국민의힘(32.7%)에 4.7%p 차로 뒤졌다.
 
그러나 한국갤럽의 10월 3주차(20~22일)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에서는 PK에서 민주당(31%)이 국민의힘(19%)을 12%p 차로 앞섰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부산시당 재보선 기획단장을 맡고 있는 전재수 의원은 5일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이번 선거가 쉽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턱도 없는 선거는 아니다”며 “올해 총선도 사실 분위기는 좋았다고 볼 수 없고 현역 의원들의 숫자도 반토막이 났지만 우리 당 후보들의 전체 평균 득표율이 43%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이는 역대 최고치의 득표율이고 계속해서 계단식으로 상승해왔다”면서 “이번 부산시장 선거도 그 선에서 벗어나지 않고 연속상에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군으로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왼쪽부터), 김해영 전 의원,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등이 거론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군으로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왼쪽부터), 김해영 전 의원,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등이 거론되고 있다./뉴시스

◇ 최대 현안 ‘가덕도 신공항’ 적극 활용

지역 정가에서는 민주당이 부산시장 선거에서 PK지역 최대 현안인 가덕도 신공항 문제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해신공항 사업의 적정성을 놓고 검증 작업을 진행해온 국무총리실은 이달 안에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정부 발표를 통해 김해신공항이 백지화된다면 PK에서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지난 4일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에서 가덕도 신공항 문제와 관련해 “조금 전에 이곳에 들어오다가 희망 고문을 그만 시키라는 현수막을 봤다”면서 “여러분의 간절함, 요구 그대로 부산·울산·경남 희망 고문을 빨리 끝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동남권 관문 공항은 부·울·경이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라며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염원하는 까닭은 수십 년 간 쪼그라들었던 지역 경제를 부활시키려는 의지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정가에 정통한 부산지역 한 언론 기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오거돈 전 시장으로 인한 ‘심판론’은 피할 수는 없다”며 “다만 모든 선거라는 것이 지나간 과거에 대한 심판이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 투표 성격을 갖게 되기 때문에 부산 시민들 입장에서 미래의 희망인 가덕도 신공항 문제가 가장 큰 선거 이슈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일 이 정부가 가덕도 신공항이 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결정을 하고 뒷받침을 해줘서 부산 시민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준다면 부산시장 선거전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 ‘민주당 심판론’ 잠재울 후보는 누구?

또 지역 정가에서는 민주당이 부산시장 선거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정치 신인보다는 중량감 있는 정치인을 내세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이와 관련 “후보 문제는 이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일단 선출직 공직자의 도덕적 기준을 높여야 되겠고, 아무래도 부산이 모든 면에서 쪼그라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비전과 역량이 있는 인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지역 한 언론 기자는 “민주당이 만일 부산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에 큰 득표율 차이로 패배할 경우 대선에서도 PK에서 지금까지 가져왔던 표를 지켜내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방어할 수 있는 후보로 누구를 내세울 것인지 고민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 정가에서는 민주당이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만일 패배하더라도 차기 리더를 새로 만드는 성격으로 보선을 치르자고 판단할 경우 새로운 인물을 내세우는 시도는 할 수 있겠지만 민주당이 그렇게 선거를 치를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설정한 저지선 수준의 득표를 하지 못한 채 국민의힘에 부산시장을 넘겨주게 되면 다음 대선도 힘들어진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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