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이 진행 중인 두산인프라코어의 리스크가 재차 부각되고 있다./뉴시스·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이 진행 중인 두산인프라코어의 리스크가 재차 부각되고 있다./뉴시스·두산인프라코어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두산그룹의 자구안 이행 일환인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작업이 흥행 속에 진행 중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유진그룹, GS건설 등 굵직한 원매자들이 인수전에 뛰어들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 중이다. 이런 가운데, 두산인프라코어의 해외 소송 등 리스크가 더욱 부각되는 모습이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는 현대중공업그룹, 유진그룹, GS건설 등이 참여한 상황이다. 인수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07%와 경영권 프리미엄 등으로, 매각가는 1조원 가량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의 투자부문을 분할한 뒤 사업부문만 분리 매각하겠다는 방침이다.

인수에 뛰어든 3개사는 각각의 목표를 두고 M&A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건설기계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와의 시너지를 목표로 하고, 유진그룹과 GS건설은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내 굵직한 기업들이 다수 참여하며 인수전의 열기가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두산은 이달 중 본입찰을 실시하고,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두산인프라코어가 품고 있는 리스크에 이목이 쏠린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현재 전년 대비 하락한 실적을 거두고 있음과 동시에 중국 법인의 소송 관련 우발부채 등을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액 5조9,133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5% 가량 감소한 매출이다. 3분기 누적 영업익과 순이익 또한 전년 대비 각각 27%, 34% 급감했다. 미·중 무역분쟁, 코로나19 등 불확실성을 인해 건설기계 시장이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중국 법인(DICC) 관련 소송이 현재 두산인프라코어에 불리하게 진행 중인 점도 대표적 리스크로 꼽힌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1년 DICC를 설립했다. 당시 두산인프라코어는 DICC 지분 20%에 해당되는 3,800억원 가량을 미래에셋자산운용, 하나금융투자PE 등으로부터 유치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또한 DICC가 3년 내 IPO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투자자들이 보유 지분 일부를 매도할 수 있는 동반매도청구권도 약정했다.

이후 DICC의 IPO는 불발됐고, 투자자들은 동반매도청구권 행사에 나섰다. 투자자들은 이 과정에서 두산인프라코어가 실사 자료 등을 불성실하게 제공했다며 2015년 두산인프라코어를 상대로 주식매매대금 지급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1심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2심에서는 투자자들이 승소했고, 현재 대법원 판결을 앞둔 상황이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최종 패소할 경우 수천억원대의 주식매매대금과 함께 법정이자 등을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 한다. 결국, 재판 결과에 따라 막대한 금액의 우발채무를 안고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 분할 시 현금과 차입금 배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기업가치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매각의 가장 큰 걸림돌은 중국법인 관련 우발채무인 가운데, 매물에 남겨질 차입금 규모도 미정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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