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00안타를 기록한 서건창을 코치가 안아주고 있다. /뉴시스
2014년 200안타를 기록한 서건창을 코치가 안아주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올해로 39년째 이어진 프로야구 역사에서 오직 단 1명의 선수에게만 허락된 고지가 있다. 바로 단일 시즌 200안타다.

때는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압도적인 타격기술을 뽐내던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의 서건창은 200안타를 넘어 201안타를 기록했다. 말 그대로 ‘전무후무’한 대기록이다.

서건창에 앞서 한 시즌 최다안타 기록은 또 다른 전설 이종범이 가지고 있었다. 1994년 이종범은 무려 196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190개 이상의 안타를 기록한 선수로 기록됐고, 196안타의 벽은 오랜 세월 깨지지 않았다. 1999년 LG 트윈스 이병규가 192안타를 기록하며 190안타 대열에 합류했으나, 이종범의 기록을 넘지는 못했다.

올해로 한국에서 두 번째 해를 보낸 두산 베어스의 페르난데스는 어김없이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하나였다. 시즌 막판 타율 1위 자리를 지키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으나, 2년 연속 가장 많은 안타를 생산해냈다.

하지만 딱 1개가 모자랐다. 200안타 고지를 정복하기까지 말이다. 페르난데스가 올 시즌 기록한 안타 수는 199개였다. 지난 시즌에도 197개의 안타를 기록하며 200안타를 눈앞에서 놓쳤는데, 올해는 단 1개가 부족했다.

200안타를 바로 앞에 두고도 정복하지 못한 것은 페르난데스만이 아니다. 맹활약을 펼친 KT 위즈의 로하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손아섭도 올 시즌 각각 192개, 190개의 안타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전에도 마찬가지다. 2018년엔 롯데 자이언츠의 전준우가 190개, 2017년엔 다시 손아섭이 193개의 안타를 기록한 바 있다. 2016년엔 당시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던 최형우가 195개, 한화 이글스 김태균이 193개, KT 위즈 이대형이 192개로 200안타에 닿지 못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190안타 이상 기록하는 선수가 매년 등장하고, 심지어 여러 명 나오기도 하면서 이종범과 이병규의 오랜 기록은 표면적 무게감이 다소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다만, 여기엔 간과해선 안 될 것이 있다. 2015년 이후 10구단-팀당 144경기 체제가 도입되면서 과거에 비해 경기수가 확 늘어난 점이다. 안타를 칠 수 있는 경기수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안타수도 증가했다. 참고로 이종범은 124경기, 이병규는 131경기에 출전해 해당 기록을 세운 것이었다.

하지만 200안타 고지만큼은 여전히 쉽사리 허락되지 않고 있다. 10구단 체제가 출범한지도 어느덧 6시즌이 지났지만, 쟁쟁한 타자들 모두 200안타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심지어 올해는 단 1개 모자란 199안타가 나오기까지 했다. 

물론 기록은 언젠가 깨지기 마련이다. 서건창이 이종범의 오랜 기록을 넘어 200안타 고지를 정복했듯 말이다. 200안타 고지를 다시 정복할 선수는 누가 될지, 언제쯤 나오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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