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회동을 가졌다. 이번 회동은 스가 총리 취임 후 처음으로 갖는 한일 고위급 인사의 접촉으로, 경색된 한일관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박 원장은 지난 10일 오후 일본 총리 관저에서 스가 총리와 약 25분간 만났다. 박 원장과 스가 총리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등의 공동 대응에 협력하기로 했다. 박 원장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한일관계 정상화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외무성은 “스가 총리가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해 한일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한 계기를 한국 측이 만들어줄 것을 재차 요구했다”고 밝혔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이후 수출 규제로 보복한 일본이 한일갈등의 원인으로 한국을 지목한 것이다. 

박 원장은 스가 총리의 요구에 대해서 “한일 정상이 해결해야 된다는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 대화하면 잘 되리라 본다”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또한 올 연말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의에 스가 총리가 참석하는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스가 총리는 한국이 일본 기업 자산을 현금화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않으면 방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 측은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꾸준히 전하고 있지만, 일본 측은 여전히 강제징용 판결 등을 문제 삼으며 우리 측에게 해결하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냉각된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한 접촉이 계속되고 있지만 입장차를 좁히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 박 원장은 스가 총리와의 면담에 대해 “굉장히 친절하고 좋은 설명을 많이 해주셨다”며 “스가 총리 책을 국정원에서 번역해서 읽었다고 사전에 말씀 드렸더니 책에 사인을 해 줘 개인적으로 영광”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친서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